동네 최고 무서운 놈이 하루아침에 귀요미 된 썰.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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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코팡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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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후배가 "선배님 왜 이렇게 무표정이세요?
화나신 건가요?" 라고 조심스럽게 물어보던 그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오빠 진짜 순해 보여요~" 라는 소리를 듣고 살고 있어요 ㅋㅋㅋ 계기는 완전 어이없었는데요.
룸메랑 같이 온라인쇼핑몰에서 공동구매 한다고 하는데, 저는 딱히 필요한 게 없었거든요.
근데 배송비 무료 조건 맞추려면 몇천원 더 채워야 한다는 거예요.
별거 아닌 걸로 장바구니 채우다가 눈에 띈 게 동물 귀 달린 헤드밴드.
가격표 보니까 2,900원.
"아 이런 유치한 걸 왜 팔지?" 생각하면서도 일단 클릭했죠.
도착하고 나서는 진심 민망했어요.
이걸 언제 써요?
코스프레할 때?
그냥 서랍 깊숙이 박아뒀는데, 운명의 그날이 찾아온 거죠.
새벽에 갑자기 친구가 SOS 신호를 보냈어요.
"야!
지금 당장 와줘!
진짜 급상황이야!" 문제는 제가 방금 샤워 끝낸 상태라는 점.
머리는 축축하고, 드라이기 돌릴 시간도 없고...
급한 마음에 대충 수건으로 털털 털고, 눈에 보이는 그 헤드밴드를 집어 쓴 채로 뛰쳐나갔어요.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네요.
평소 "첫인상이 좀 날카로워 보인다"는 평가를 달고 살았는데, 갑자기 완전 다른 사람 같아진 거예요.
뭔가 부드러워 보이고, 말 걸기 쉬운 분위기로 변신한 느낌?
친구도 보자마자 "어?
너 오늘 뭔가 달라 보인다.
왜 이렇게 친근해 보여?" 이러더라고요.
그때부터 완전 세계관이 바뀐 거 같아요.
편의점에서도 알바생이 더 밝게 인사해 주고, 지하철에서 길 물어봐도 사람들이 훨씬 친절하게 설명해 주더라고요.
심지어 동네 강아지들도 예전엔 저만 보면 컹컹 짖었는데, 이제는 꼬리 흔들며 다가와요.
지금은 색깔별로 5개 정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3천원도 안 되는 소품 하나가 인생의 난이도를 이렇게 낮춰줄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