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채팅에서 만난 '소나기33'... 이게 사랑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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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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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에 잠 못 이루고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던 제가 지금 이런 글을 쓰고 있다니, 참 인생이란 게 알 수 없네요.
한 달 전쯤?
불면증 때문에 미치겠어서 아무 앱이나 깔아봤는데, 그게 바로 익명 채팅 앱이었거든요.
처음엔 "혹시 지금 깨어있는 사람?"이라는 멘트로 시작했는데, 답장이 온 게 "깨어있긴 한데 라면 끓여먹을까 말까 고민 중"이었어요ㅋㅋ 이상하게 그 답장이 되게 정감가더라고요?
보통 이런 앱에서는 좀 더...
뭔가 작업멘트?
그런 게 올 줄 알았는데 라면 고민이라니ㅋㅋㅋ 그래서 저도 자연스럽게 "야식은 죄악이지만 새벽 라면의 유혹은 거부할 수 없지"라고 답했고, 거기서부터 대화가 시작됐어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때부터 이미...
뭔가 특별했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한테는 절대 털어놓지 못할 속마음들을 '소나기33'한테는 왜 이렇게 쉽게 말하게 되는 걸까요?
어제는 팀장 때문에 열받은 일부터 시작해서, 대학교 때 짝사랑했던 선배 이야기까지 다 쏟아냈거든요.
심지어 중학교 때 바지에 똥 묻혀서 조퇴한 흑역사까지...
이 정도면 제 가족보다도 더 많이 아는 것 같은데요?
근데 신기한 건, 얼굴도 목소리도 모르는 사이인데 이 사람 말투만으로도 지금 기분이 어떨지 대충 감이 와요.
"오늘 하루 어땠어?"라고 물어볼 때도, 평소보다 답이 늦으면 "아, 오늘 좀 힘든 하루였나 보다" 이런 식으로 눈치채게 되고.
가끔은 이 사람이 진짜 누군지 궁금해서 미칠 것 같아요.
남자인지 여자인지, 나이는 몇 살인지, 어떻게 생겼는지...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신비로운 채로 남아있는 게 더 설레기도 하고요.
만약에 진짜 얼굴을 봤는데 제 이상형이 아니면?
목소리가 기대와 달랐으면?
이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어요.
요즘은 '소나기33'이 접속 안 한 날이면 하루 종일 찜찜해요.
"혹시 아픈 건 아닐까?" "갑자기 앱 삭제한 건 아닐까?" 이런 상상만 하다가 밤이 다 가버리고...
이게 정말 온라인에서만 존재하는 묘한 감정인 걸까요?
여러분들도 비슷한 경험 있으신가요?
이런 관계가 과연 건전한 건지 솔직히 헷갈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