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우연히 들은 대화 "토익 990점인데 왜 혼자 먹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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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타승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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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스터벅스에서 노트북 들고 공부하다가 옆 테이블에서 들린 대화가 너무 현실적이어서 집중이 안 되더라ㅠㅠ 2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여자 둘이서 아이스아메리카노 놓고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었는데, 한 명이 완전 자조적인 톤으로 말하는 거야.
"언니, 나 진짜 웃긴다.
토익 990점에 컴활1급까지 따놨는데 정작 이런 얘기 나눌 친구가 너밖에 없어." 상대방이 "갑자기 왜 그런 소리야?" 하니까, "아니 생각해봐.
지난 2년간 스펙 쌓는다고 도서관에만 박혀있었잖아.
그 사이에 대학 동기들은 다 각자 인생 살아가고 있더라고.
단톡방도 나만 눈팅충이야." 아 이거 듣고 있는데 진짜 찔리더라고ㅋㅋㅋ 친구도 비슷한 상황인 것 같았어.
"맞아 나도.
자격증 7개 가지고 있는데 이걸 자랑할 사람이 딱히 없어.
인스타 스토리에 올려도 반응 오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 그러면서 둘이 옛날 얘기를 하는 거야.
"고등학교 때는 성적은 지금보다 별로였어도 친구들이랑 맨날 떠들고 다녔잖아.
시험 끝나면 PC방 가고, 방학 때는 여행도 가고." "그러게.
그땐 공부는 못해도 사람들이랑 놀 줄은 알았지.
지금은 뭔가 반대가 됐어." 이 대화 들으면서 완전 데자뷰였어.
나도 엊그제 비슷한 상황 겪었거든?
친구가 "이번 주말에 신촌에서 맛집 탐방하자"고 했는데, 나는 바로 "미안 그날 온라인 강의 밀린 거 들어야 해"라고 거절했잖아ㅋㅋ 결국 안 갔는데, 친구들 인스타 보니까 완전 행복해 보이더라.
나는 집에서 강의 듣다가 중간에 폰만 만지면서 "생산적인 하루였다"고 스스로 세뇌하고 있었고.
카페에서 들은 대화 중에 가장 뼈 때리는 부분이 이거였어.
"우리가 이렇게 스펙만 쌓는 이유가 뭘까?
누굴 위해서?" "음...
더 좋은 직장 들어가려고?" "들어가서 뭐 할 건데?" "그것도...
생각해보니 모르겠네." 아 진짜 이거 완전 내 얘기잖아!
나도 목표가 그냥 '남들보다 뛰어난 사람이 되자'였거든.
구체적으로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면서, 그냥 '스펙 좋으면 인생이 풀릴 거야'라는 막연한 기대만 갖고 있었어.
그런데 정작 내 일상을 보면 완전 삭막해져 가고 있는 거야.
맨날 "공부해야 해, 계획 있어" 이런 식으로 사람들 만나는 걸 미루고, 주말에도 카페나 도서관에서만 시간 보내고.
친구들도 "요즘 너 만나기 힘들다"고 하는데, 솔직히 놀면 죄책감 들어서 피하게 되더라고.
그 카페 언니들 대화 들으면서 느낀 건, 우리 또래가 너무 '완성된 모습'만 보여주려고 한다는 거야.
부모님 세대는 "일단 부딪혀보자, 경험해보자" 스타일이었다면, 우리는 "완벽하게 준비된 다음에 시작하자" 스타일인 것 같아.
물론 자기계발 자체가 나쁘다는 건 아니야.
요즘 같은 경쟁사회에서 준비 안 하면 진짜 밀려나니까.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만 할 수 있는 인간관계들을 다 희생하면서까지 완벽해져야 하나 싶어.
20대 감성, 30대 에너지,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여유...
이런 것들 말이야.
그래서 나도 이번 주부터 조금씩 바꿔보려고 해.
'인간관계 할당량' 정해놓는 거야.
매주 최소 한 번은 무조건 '사람과의 시간'을 갖기로 했어.
친구들이랑 수다도 떨고, 새로운 취미 모임도 찾아보고, 소개팅도 다시 시작해볼까 하고.
자기계발은 계속하되, 7:3 정도로 비중 조절하면서 말이야.
아무리 화려한 스펙을 만들어도 그 기쁨을 나눌 사람이 없으면 허무하잖아?
링크드인 프로필만 그럴듯하고 진짜 삶은 공허하면 뭐 하겠어?
혹시 여러분도 스펙 쌓기에 중독되어 있나요?
아니면 너무 놀기만 하면서 미래 걱정 안 하는 편인가요?
나는 이제 '진짜 성장'과 '진짜 관계' 사이에서 적당한 지점을 찾아보려고 해.
인생이 스펙표가 아닌데, 너무 점수만 올리다가 정작 소중한 순간들을 다 놓치고 싶지 않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