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부장이 모바일 겜에 빠져서 인생 망한 과정.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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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라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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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제 자신이 한심해서 이런 글까지 쓰게 되네요...
지금까지 살아온 제 인생을 한 줄로 요약하면 "모범생"이었거든요.
대학 때부터 스펙 쌓기에 미쳐있었고, 회사 들어와서도 야근은 기본, 주말엔 자기계발서 읽고 온라인 강의 듣고.
동료들이 "형, 좀 놀줄도 알아야지~" 하면서 술자리나 게임 얘기 할 때마다 "그런 시간에 차라리 업무 스킬이나 늘려야죠" 이러면서 눈살 찌푸렸던 그런 인간이에요.
근데 세상에...
이게 다 무너질 줄 누가 알았겠어요.
시발점은 정말 사소했습니다.
몇 달 전 회사에서 신입사원 교육 담당하게 됐는데, 요즘 애들이랑 소통하려면 트렌드 정도는 알아야겠다 싶어서 "요즘 젊은 사람들이 뭘 하며 사나?" 궁금해졌거든요.
그래서 그냥...
정말 연구 목적으로 다운받았어요.
첫 10연차 돌렸을 때 SSR이 줄줄 터진 순간, 뭔가 뇌에서 도파민이 폭발하는 걸 느꼈습니다.
"어?
이거 꽤 괜찮네?" 그게 시작이었어요.
이제는 회의 중에도 손가락이 근질거려요.
스태미나 차는 시간 계산하고, 이벤트 종료 시간 외우고 있고...
어제는 진짜 개쪽팔림을 당했습니다.
중요한 프레젠테이션 준비하다가 잠깐만...
하면서 접속했는데, 임원님이 갑자기 들어오신 거예요.
모니터엔 떡하니 수영복 스킨 광고가...
"김부장, 업무시간에 뭐하는 건가?" 순간 멘탈이 나가면서 "아...
이건...
젊은 직원들 이해하려고...
시장조사..." 이딴 개소리를...
그 뒤로 저 쳐다보는 시선들이 묘하게 바뀐 것 같아요.
진짜 미친 건, 길드 생긴 다음부터예요.
길드장이라는 작자가 맨날 "부장님이 안 계시면 우리 길드 망해요!" 이런 소리 하니까, 새벽 3시 길드전에도 참여하게 되고...
다음 날 회의에서 졸다가 이사님한테 찍히기도 하고.
이번 달 결제 내역 보니까...
아, 진짜 와이프 얼굴 못 보겠어요.
"여보야, 이게 다 미래 트렌드 연구비야..."라고 말할 수도 없고...
지금 이 순간에도 이벤트 던전 스태미나가 넘치고 있을 생각하니까 글 쓰는 것도 집중이 안 돼요.
같은 늪에 빠진 사람들아...
제발 현실적인 해결책 좀 알려줘요 ㅠㅠ 삭제하자니 아깝고, 계속하자니 인생이 망하는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