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반려묘가 EPL 승부 예측의 신으로 등극한 썰.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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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바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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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거 진짜 믿기지 않을 수도 있는데 꼭 써보고 싶어서 올린다.
우리 집에 '쫑이'라는 3살 먼치킨 고양이가 있거든?
원래 완전 게으름뱅이였어.
하루 22시간은 잠자고, 나머지 2시간도 사료 먹고 화장실 가는 시간.
전형적인 '나는 고양이다, 인간은 집사다' 마인드로 살던 녀석이었지.
그런데 몇 달 전부터 뭔가 이상해지기 시작했어.
내가 프리미어리그 중계 틀면 어디 숨어있다가 번개처럼 나타나서 TV 정면에 딱 앉아있는 거야.
처음엔 그냥 TV 소리에 반응하는 줄 알았는데, 다른 프로그램 틀 때는 쳐다보지도 않더라고.
결정적 사건은 맨유 대 아스날 경기였어.
그때 내가 친구들이랑 토토 어떻게 할지 단톡으로 고민하고 있었는데, 쫑이가 갑자기 일어나서 TV 앞으로 걸어가는 거야.
그리고 화면에 맨유 로고 나올 때 '후아아아악' 하고 하품하더니 등 돌리고 자리를 떠나버림.
반대로 아스날 선수들 나올 땐 꼬리 팔랑팔랑하면서 관심 보이고.
"혹시나" 해서 아스날 승부에 소액 걸었는데...
3-1로 아스날이 이겼어!
그 이후로 나는 쫑이를 주의깊게 관찰하기 시작했지.
몇 주간 패턴을 분석해보니 놀라운 사실들을 발견했어.
쫑이가 TV 앞에서 배 드러내고 뒹굴면 홈팀 대승.
화면 보다가 그루밍 시작하면 무승부 가능성 높음.
갑자기 장난감 가져와서 내 발치에 놓으면 골 폭발 경기.
가장 소름끼쳤던 건 리버풀 vs 맨시티 경기 전날이었어.
쫑이가 밤새 집 안을 돌아다니면서 계속 야옹거리는 거야.
평소 같으면 10시간은 연속으로 잘 녀석이.
"내일 경기 뭔 일 있나?" 싶었는데 진짜로 그 경기에서 4-3 스코어가 나왔어!
7골이라고!
내가 프리미어리그 10년 봤는데 이런 경기는 정말 드물거든.
지금까지 체크해본 결과, 쫑이 신호로 베팅한 게 총 41경기 중 35경기 적중.
85% 넘는 적중률이야.
이 정도면 전문 분석가 저리가라지.
친구들한테 처음 얘기했을 땐 "야, 너 고양이한테 홀렸냐"고 놀렸는데, 지금은 매주 "쫑이 픽" 물어보러 연락와.
신기한 건 오직 프리미어리그에만 반응한다는 거야.
라리가, 챔피언스리그, 심지어 K리그까지 다 틀어봤는데 완전 무반응.
그냥 평범한 집고양이로 돌아가서 잠만 자.
어제도 테스트해봤어.
레스터 vs 에버턴 경기 전에 사료 두 그릇 놓고 "쫑아, 레스터 이기면 왼쪽, 에버턴 이기면 오른쪽" 했더니 1초 고민도 없이 오른쪽으로 직진해서 사료 먹기 시작하더라고.
결과?
에버턴 2-0 승리!
요즘 우리 동네에서 쫑이가 유명해져서 산책 나가면 아는 분들이 "오늘 경기 어떻게 보세요?" 하고 물어봐.
쫑이는 그냥 멀뚱히 쳐다보다가 숨어버리지만 ㅋㅋㅋ 도대체 이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동물의 제6감?
우연의 일치?
아니면 내가 착각하는 건가?
혹시 비슷한 경험 있는 분들 있어?
정말 궁금해서 미치겠어.
지금 쫑이는 내 옆에서 그르렁거리며 낮잠 중인데, 이번 주말 빅매치 결과가 벌써 궁금하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