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광 인증샷 올리던 내가 지금은 쓰레기 더미에 파묻힌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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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아이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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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제가 진짜 웃픈 고백을 하나 해볼게요.
저 원래 정리의 신이었어요.
진짜로요.
인스타에 #정리그램 #깔끔한일상 해시태그 달고 매일 인증샷 올리고, 유튜버들이 정리 팁 영상 올리면 제일 먼저 달려가서 "완전 공감해요!" 댓글 다는 그런 사람이었거든요?
베란다 정리, 옷장 정리, 서랍 정리...
뭐든지 카테고리별로 쫙 정렬해놓고 라벨까지 붙여가면서 완벽하게 관리했어요.
친구들이 집에 오면 "여기 진짜 살 곳 같지 않다", "너 결벽증 있는 거 아니야?" 이런 말까지 들었는데 그게 자랑이었어요.
정리 관련 책도 20권 넘게 읽었고, 수납용품 브랜드마다 특징까지 꿰고 있을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모든 게 망가진 건 한 달 전이었어요.
회사 야근 때문에 집에 제대로 못 들어간 게 3일 정도 됐는데, 택배가 현관에 쌓여있더라고요.
"내일 정리하지 뭐" 하면서 그냥 안으로 들고 와서 소파에 쌓아놨어요.
이게 시작이었어요.
다음날도 피곤해서 그냥 놔뒀고, 그 다음날도 "주말에 한 번에 하자" 하면서 미뤘죠.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니까 완전 다른 세계가 펼쳐졌어요.
택배 상자는 산처럼 쌓이고, 벗어놓은 옷들이 의자 위에 타워처럼 올라가고, 책상 위는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해졌어요.
근데 이상한 게 뭐냐면, 스트레스받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편하더라고요?
"아, 이게 진짜 사는 거구나" 싶었어요.
컵 하나 놓을 때마다 "제자리에 놔야지" 생각 안 해도 되고, 옷 입다가 마음에 안 들면 그냥 침대에 팽개쳐도 되고.
지금 제 방 상황 설명드리면요.
침대 위에는 빨래 3일치가 뒤섞여 있고, 화장대는 온갖 화장품이 뚜껑 열린 채로 널브러져 있어요.
책상은?
아예 포기했어요.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물건들이 레이어링돼있어요.
제일 충격적인 건 어제였어요.
예전에 정리 인증샷 보고 "언니 진짜 대단해요!" 댓글 달던 후배가 집에 놀러온다고 하더라고요.
30분 안에 방을 정리해보려고 했는데...
불가능하더라고요.
어디서부터 손 대야 할지 모르겠고, 정리하다 보니까 더 꼬이고.
결국 "갑자기 아파서 못 만나겠다" 거짓말하고 약속 취소했어요.
지금 제가 제일 무서워하는 게 뭔지 아세요?
정리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 같아요.
예전에는 손이 저절로 움직였는데 지금은 진짜 막막해요.
"일단 큰 거부터 치우자" 해도 큰 거와 작은 거의 기준도 애매하고, "카테고리별로 나누자" 해도 이미 너무 엉켜있어서 분류가 안 돼요.
제일 웃긴 건 정리 유튜브 영상 보면서 "이렇게 쉬운 걸 왜 못하지?" 했던 과거의 저를 때리고 싶어요.
인스타에 올렸던 정리 인증샷들 보면 진짜 다른 사람 집 같아요.
"저 사람이 나였다고?" 할 정도로.
혹시 저처럼 정리광에서 게으름뱅이로 전향하신 분 계세요?
어떻게 다시 정리 모드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진짜 절박해요...
지금도 발목에 뭔가 걸려서 넘어질 뻔했는데 뭔지도 모르겠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