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러시안블루가 EPL 배팅왕 등극한 레전드 스토리
작성자 정보
-
야관문
작성
- 작성일
본문

사실 저 원래 고양이 키우면서 별거 아닌 일에도 감동받는 집사병 걸린 사람이었거든요.
그냥 하품만 해도 "우와 너무 귀여워" 이러고 있었는데...
요즘은 진짜 다른 의미로 놀라고 있어요.
저희 집 '루나'라는 회색 러시안블루 때문에요.
원래 이 녀석은 완전 츤데레 성격이라 관심 없는 건 쳐다보지도 않거든요?
TV 켜놨을 때도 대부분 그냥 무시하고 자기 할 일 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프리미어리그 경기만 시작하면 어김없이 소파 위로 올라와서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예요.
"어라?
루나가 축구를 좋아하나?" 싶어서 그냥 신기해하고 있었는데요.
진짜 기가 막힌 건 이 다음부터였어요.
토트넘 vs 아스날 북런던 더비였는데, 경기 전 루나가 계속 토트넘 유니폼 색깔이 나올 때마다 골골거리면서 좋아하더라고요.
"설마 토트넘 팬인가?" 하고 웃고 있었는데, 결과가 토트넘 3-1 대승!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관찰 모드 들어갔죠.
루나만의 독특한 신호들을 발견했거든요: • 이길 팀 선수가 나오면 목을 길게 빼고 집중해서 봄 • 질 것 같은 팀이 공격할 때는 고개를 돌려버림 • 골이 들어갈 순간에는 꼬리가 미세하게 흔들림 가장 소름 돋았던 건 맨유 vs 시티 맨체스터 더비예요.
평소보다 30분 일찍 TV 앞에 와서 앉더니 계속 불안한 듯이 방을 왔다갔다 하는 거예요.
"아, 이거 뭔가 예측 어려운 경기구나" 했는데 정말로 막판 극장골로 결판난 경기였어요!
지금까지 기록해보니 총 42경기 중 35경기를 적중시켰어요.
83.3% 적중률이면...
이거 진짜 신점집 차려도 되는 거 아닌가요?
ㅋㅋㅋ 주변 사람들 반응이 또 웃겨요.
처음엔 "고양이가 뭘 알겠어 ㅋㅋ" 하던 동생도 이제는 경기 전마다 "루나 리딩 좀 해줘"라고 진심으로 부탁해요.
회사 동료들도 월요일마다 "야, 너희 집 고양이 주말 경기 어떻게 봤대?" 하면서 묻고요.
제일 신기한 건 다른 리그는 정말 관심이 1도 없다는 거예요.
라리가, 분데스리가 틀어놔도 그냥 잠자러 가버림.
오직 EPL만 보는 진성 잉글랜드 축구 매니아인 셈이죠.
며칠 전에는 재미로 실험을 해봤어요.
간식을 양쪽에 놓고 "루나야, 브라이튼 승리는 왼쪽, 크리스탈 팰리스 승리는 오른쪽!" 결과는?
브라이튼 2-0 완승!
이제 동네 카페 사장님까지 저 보면 "어이 그 예언자 고양이 이번 주 픽 뭐야?" 하면서 반쯤 진담으로 물어보세요 ㅎㅎ 정작 루나는 그런 명성 따위 관심없다는 듯 여전히 고고한 자세로 그루밍만 하고 있지만요.
진짜 신기하지 않나요?
혹시 저희 집만 이런 건 아니겠죠?
다른 분들도 비슷한 경험담 있으면 공유해주세요!
지금 루나는 창가에서 오늘 밤 경기를 위해 명상 중인 것 같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