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집콕하다가 20년 결벽증이 사라진 충격적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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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오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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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제가 겪은 일이 너무 신기해서 꼭 얘기해드리고 싶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엄마가 "깔끔한 게 최고야"라고 가르쳐주셔서 완전 결벽증 환자였거든요.
하루 일과가 뭐냐면, 일어나자마자 이불 모서리까지 군대식으로 펼치는 것부터 시작이에요.
책상 위 펜 하나도 각도 맞춰서 놔야 하고, 신발도 현관에서 일자로 정렬해놔야 직성이 풀렸죠.
세탁기 돌리는 것도 하루 걸러 하루였고, 바닥 닦는 건 아침저녁 필수코스였어요.
냉장고는 말할 것도 없죠.
야채부터 육류까지 전부 용기에 담아서 날짜 스티커 붙여놨었거든요.
친구들이 놀러와서 "여기 호텔이야?"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지난달에 코로나에 걸렸어요.
진짜 죽는 줄 알았어요.
이렇게 몸살이 심한 줄 몰랐거든요.
이주일 내내 침대에서 기어나오지도 못했어요.
밥 먹기도 힘들어서 컵라면이랑 과자로만 버텼죠.
약 먹고 기절, 깨서 또 약 먹고 쓰러지고...
반복이었어요.
드디어 컨디션이 회복되어서 방 밖으로 나왔는데, 와...
진짜 멘붕이더라고요.
거실엔 택배 박스들이 미로를 만들고 있고, 주방은 일회용품들의 천국이 되어버렸어요.
처음엔 "금요일에 몰아서 정리하지 뭐" 이런 마음이었는데, 몸이 아직 무기력해서 "다음 주에 하자" 하게 됐죠.
이게 바로 제 인생 최대의 변곡점이었어요.
월요일에도 "컨디션 완전히 돌아오면 한 방에 해결하자", 수요일에도 "주말에 대대적으로 하자" 하면서 자꾸 미뤘거든요.
지금 제 현실을 솔직하게 고백해드릴게요...
옛날 저를 알던 사람들이 보면 기절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주방 씽크대는 그릇들의 레고블럭이 되어있고, 화장실은...
정말 말하기 부끄러운 상태예요.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게, 마음이 훨씬 가벼워진 거예요!
항상 "이것도 치워야지" "저것도 정리해야지" 하면서 머리가 복잡했는데, 그런 스트레스가 없어지니까 오히려 정신건강이 좋아졌어요.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해방되니까 진짜 숨통이 트인 느낌이거든요.
지금 제 생활공간을 가감없이 설명해드리면...
설거지통은 온갖 그릇들의 아마존 정글이 되었고, 냉장고는 배달음식 전단지랑 메모지들의 갤러리가 됐어요.
옷장이요?
그런 고차원적인 시설은 이미 과거 유물입니다.
지금은 의자 하나가 제 모든 옷들을 책임지고 있어요.
책상은 이제 진짜 블랙홀 존이 되었어요.
뭐가 어디 있는지 저도 모르겠거든요.
그제 진짜 아찔한 일이 있었는데, 예전에 제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하던 후배가 갑자기 놀러간다고 카톡한 거예요.
15분 안에 예전 상태로 복구하려고 발광했는데...
진짜 멘탈 붕괴였어요.
뭘 먼저 손대야 할지 완전히 패닉 모드였거든요.
결국 "갑자기 외출 일정이 생겨서..." 하고 거짓말하고 만남을 연기했어요.
지금 가장 충격적인 건 예전에 자동으로 나오던 정리 본능이 완전 사라졌다는 거예요.
과거엔 무의식중에 손이 알아서 움직였는데 지금은 정말 막막하기만 해요.
"일단 큰 것부터 치우자" 해도 뭐가 우선순위인지 모르겠고, "카테고리별로 분류하자" 해도 이미 뒤섞인 상황이라 불가능해요.
가장 부끄러운 건 예전에 정리정돈 못하는 사람들 보고 "저런 기본기도 없나?" 하고 마음속으로 깔봤던 제가 너무 한심하다는 거예요.
폰에 저장된 예전 집 사진들 보면 진짜 다른 세계 같아요.
"정말 내가 저런 식으로 살았나?" 싶을 정도로 낯설거든요.
혹시 저처럼 극강 결벽증에서 자유방임주의로 급격히 변하신 분 계신가요?
다시 적당한 생활 리듬 찾는 팁 있으시면 정말 절실하게 부탁드려요...
방금도 바닥에 뭔가 끈적한 게 있는데 정체를 파악할 용기가 없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