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커리어맨이 모바일게임 하나로 인생 뒤바뀐 썰.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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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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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런 글 쓸 날이 올 줄 몰랐는데, 진짜 제 자신이 당황스러워서 털어놓습니다.
제가 어떤 인간이냐면요, 진짜 모든 걸 계획대로 살아온 타입이거든요?
학창시절부터 시간표 짜고, 목표 세우고, A4용지에 인생설계 적어가면서 사는 그런 완벽주의자였어요.
회사생활도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했고요.
매일 6시 기상해서 운동하고, 출근해서는 업무 완벽하게 처리하고, 퇴근 후에도 자기계발 빼먹지 않고.
주변에서 "너 좀 여유롭게 살아도 되는데"라고 할 때마다 "시간은 금이야, 금!"하면서 코웃음 쳤던 그런 사람이에요.
그런데 말이죠...
이 모든 게 한 순간에 균열이 가버렸어요.
계기는 진짜 억울해요.
팀 막내가 "부장님, 요즘 게임 트렌드 아세요?"라고 물어보길래, 뭐 업계 동향 파악 정도는 해야겠다 싶어서 "어디 한번 보자"하고 깔았던 거거든요.
리세마라라는 걸 해보라고 해서 몇 번 돌렸는데...
첫 뽑기에서 최고등급 캐릭터가 연달아 나오는 순간, 머릿속에서 뭔가 '띵!'하고 울렸어요.
"오, 이런 재미가 있었구나?" 그게 함정의 시작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됐냐면요, 화장실 갈 때도 폰 들고 가서 출석체크하고 있어요.
중요한 미팅 전에도 "잠깐만요, 급한 연락 좀..."하면서 데일리 퀘스트 클리어하고...
진짜 개망신당한 게 지난주예요.
임원진 보고회의 준비하면서 "자료 한 번만 더 체크하고..."하면서 게임 켰는데, 상무님이 불쑥 들어오신 거예요.
화면에는 수위 높은 캐릭터 광고가 떡하니...
"부장, 뭐 하는 거야?" 그 순간 뇌정지 와서 "아...
이게...
업계 리서치용으로...
마케팅 분석..."이런 개소리를...
그 이후로 사람들 시선이 미묘하게 바뀐 걸 느껴요.
정말 심각해진 건 공회 가입하고부터예요.
공회장이라는 인간이 "부장님 의존도가 너무 높아요!
없으면 안 돼요!"라고 꼬시니까, 새벽 2시 전쟁에도 참여하게 되고...
다음 날 프레젠테이션에서 눈 감고 서있다가 사장님께 어그로 끌리기도 하고.
이번 달 카드명세서 보고는...
아, 진짜 집사람 얼굴을 못 마주치겠어요.
"당신, 이게 뭐야?"라고 물어보면 "업계 동향 파악비..."라고 둘러댈 수도 없고...
지금도 이 글 쓰면서 게임 생각나서 손가락이 배배 꼬여요.
이벤트 놓치면 안 될 것 같고, 스태미나 버리는 게 아까워서 미치겠고...
혹시 저랑 같은 지옥에 빠진 분들 있나요?
현실적인 탈출법 좀 공유해주세요 ㅠㅠ 지우자니 투자한 게 아깝고, 계속하자니 인생이 산으로 가는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