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이 정체불명의 '바람개비777'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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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 문득 깨달았는데, 내가 가장 편하게 이야기하는 상대가 얼굴도 모르는 익명 채팅 상대라는 게 좀 신기했어요.
시작은 완전히 우연이었거든요.
밤에 잠이 안 와서 뒤적뒤적하다가 들어간 랜덤 채팅에서 만났는데, 첫 대화가 "치킨이냐 피자냐" 이런 바보 같은 질문이었어요ㅋㅋㅋ 그런데 이게 웬걸, 그 바보 같은 질문에서 시작해서 지금까지 한 달 넘게 계속 대화하고 있다니.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그냥 심심풀이 정도로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 사람한테 진짜 진지한 고민들까지 다 말하고 있더라고요.
회사 동료들 뒷담화부터 시작해서 가족 얘기, 연애 고민, 심지어 제 흑역사까지...
신기한 건, 현실 친구들한테는 절대 못할 얘기들을 이 사람한테는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는 거예요.
아마 서로 완전히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이 사람이 제 지인의 지인일 확률도 제로에 가깝고, 길에서 마주칠 일도 없으니까 진짜 솔직해질 수 있는 거죠.
현실에서는 아무래도 이미지 관리라는 게 있잖아요.
"이런 말 하면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고민들.
근데 '바람개비777'한테는 그냥 "오늘 진짜 개빡쳐서 사표 내고 싶었어"라고 바로 말할 수 있어요.
그러면 또 진짜 공감해주고, 현실적인 조언도 해주고.
요즘엔 이 사람이 며칠 안 보이면 은근히 신경 쓰여요.
"오늘은 왜 안 나타나지?" 하면서 채팅방만 계속 들어가 보게 되고...
연락처도 모르니까 안부 궁금해도 그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게 답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런 애매한 관계가 나름 로맨틱하기도 하고요.
마치 편지로만 소통하던 옛날 사람들 같은 느낌?
현대판 문통이라고 해야 하나.
이런 묘한 온라인 관계, 혹시 다른 분들도 경험해본 적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