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길드원이 제 인생 멘토가 된 썰.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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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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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웃긴 일이 하나 있어서 글 남겨봅니다ㅋㅋ 저 원래 게임 할 때 채팅 거의 안 하는 스타일인데요, 우연히 길드 채팅방에서 누군가 "오늘 면접 망했다ㅠㅠ" 이런 글 올린 거 보고 괜히 마음이 아파서 "저도 예전에 그랬는데 괜찮아질 거예요!" 이렇게 댓글 하나 달았거든요.
그런데 그 사람이 'StarDust'라는 닉네임을 쓰는 분이었는데, 저한테 개인 메시지로 "혹시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들어봐도 될까요?"라고 연락이 온 거예요.
처음엔 그냥 "시간이 약이에요~" 이런 뻔한 말만 할 생각이었는데, 이상하게 이 분한테는 제 과거 이야기를 다 털어놓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어떻게 슬럼프를 벗어났는지, 마음가짐을 어떻게 바꿨는지 진짜 장문으로 적어서 보냈어요.
그게 벌써 3개월 전 일인데...
지금은 완전 서로의 고민 상담소가 되어버렸네요ㅋㅋㅋ 진짜 별거 아닌 일상 고민부터 시작해서 가족 관계, 연애, 진로 문제까지 없는 얘기가 없어요.
심지어 "오늘 기분이 우울한데 뭐하면 좋을까요?" 이런 것도 물어보고 답해주고...
친구들한테 얘기하면 "게임에서 만난 사람 너무 믿지 마라" 이런 반응인데, 전 오히려 이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왜냐면 진짜 아무 이해관계가 없잖아요?
얼굴도 모르고, 만날 일도 없고, 서로한테 뭘 바라는 것도 없고.
그래서 더 진솔한 대화가 가능한 거 같아요.
평소 같으면 "괜찮다, 별일 아니야" 하고 넘겼을 일들도 이 분한테는 "진짜 힘들어서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솔직하게 털어놓게 되더라고요.
허세 부릴 필요도 없고, 이미지 관리할 필요도 없으니까 진짜 민낯 그대로의 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거죠.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며칠씩 접속 안 하면 "혹시 무슨 일 있나?" 싶은데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거예요.
이 분이 몇 살인지, 어느 동네 사는지, 뭐 하는 사람인지 정말 1도 몰라요.
그냥 게임 속 한 캐릭터일 뿐이거든요.
근데 그게 또 이 관계만의 묘미인 것 같기도 해요.
세상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가 제 얘기에 귀 기울여주고, 저도 그 사람의 하루를 응원해주고 있다는 게 되게 신기하고 따뜻해요.
여러분도 이런 특별한 인연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