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털터리 공대생이 발견한 인생 역전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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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영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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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대 과제 때문에 밤샘하고 있던 중이었어요.
C언어 과제가 도저히 안 풀려서 머리 좀 식힐 겸 통장 앱을 켜봤는데...
와, 진짜 멘붕 오더라고요.
잔고가 딱 2만원 떡하니 박혀있는 거예요.
아, 맞다.
지난주에 동아리 후배들한테 치킨 쏴준다고 허세 부린 게 이렇게 돌아왔구나 싶었죠.
그때는 선배 위엄이랍시고 카드 꺼내면서 얼마나 폼 잡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완전 바보같은 짓이었어요 ㅋㅋ 시간은 벌써 저녁 7시가 넘어가고, 속은 출출하고, 그런데 뭘 먹을 수 있는 선택지가 거의 전무한 상황.
학교 구내식당은 이미 문 닫았고, 밖에서 뭘 사먹자니 부담스럽고, 어쩔 수 없이 24시 편의점으로.
제일 저렴한 컵누들 하나 집어들고 계산대 앞에 섰는데, 알바생이 "온카검증소 앱 쓰세요?"라고 물어보더군요.
"아, 네"라고 답하긴 했는데, 그냥 빨리 결제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원룸으로 돌아와서 전기포트로 물 끓이고, 3분 대기시간 동안 할 일이 없어서 폰 화면을 이리저리 터치하다가.
"이미 망한 인생인데 뭘 더 망가뜨리겠어" 하는 마음으로 게임 하나를 실행시켰거든요.
엥?
잠깐만?
이게 뭐지?
눈 깜빡이고 화면 다시 봐도 같은 숫자가 그대로 있어서 완전 멘탈이 나갔어요.
이거 진짜인가?
아니면 화면 오류인가?
컵라면 알람 소리가 삐삐 울려도 전혀 못 듣고, 그냥 스마트폰 화면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네요.
혹시 몰라서 앱 종료했다가 재실행하기를 여러 번 해봤는데도 결과는 동일하더라고요.
바로 배달의민족 켜서 가장 비싼 치킨 세트 주문했습니다.
"사장님!
순살양념치킨이랑 콜라 2L 하나 추가해주세요!" 아, 그런데 컵라면은 어떻게 됐냐구요?
물 다 날아가고 면발은 떡처럼 변해서 바로 쓰레기통 직행이었어요 ㅠㅠ 농심사 죄송합니다...
30분 후 배달 도착해서 룸메랑 둘이 진짜 꿀맛으로 야식파티 했죠.
다음날 아침에 눈 뜨자마자도 "혹시 꿈이었나?"하고 몇 번이나 재확인해봤어요.
계좌이체 내역 보고서야 "헐...
실화였구나"하고 제대로 인지했달까요.
세상일이 참 모르는 거 같아요.
최악의 상황에서 이런 대박이 터질 줄 누가 알았겠어요.
지금은 학교 앞 한정식집에서 제육정식 먹으면서 이 글 쓰고 있는데, 어제 그 막막함이 정말 다른 세상 얘기 같네요 ㅎㅎ 포기하지 말고 살아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