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강아지가 야구 중계진보다 더 정확한 예측을 한다는 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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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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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혹시 반려동물한테 완전히 당황스러운 일을 겪어보신 분 계신가요?
저희 집 골든리트리버 '봄이'한테 완전히 멘탈 털린 상황이라서 글 올려봅니다ㅋㅋㅋ 원래 봄이는 그냥 평범한 개였거든요.
산책 좋아하고, 공 던져주면 신나게 물어오고, 밥 시간만 되면 꼬리 흔들며 설치는 그런 애였어요.
그런데 한 달 전쯤부터 뭔가 이상해지기 시작했어요.
제가 야구 보면서 치킨 먹고 있으면, 평소엔 치킨만 노려보던 봄이가 갑자기 TV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라고요.
처음엔 '아, 소리가 크나?' 했는데 아니었어요.
특정 순간에만 귀를 쫑긋 세우면서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예요.
그러더니 갑자기 "컹!" 하고 한 번 짖어요.
신기해서 언제 짖나 관찰해봤더니, 패턴이 있더라구요.
어떤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오면 봄이가 갑자기 긴장하면서 앉은 자세에서 엎드려뻗치기 자세로 바뀌어요.
그리고 그 투수가 공 던질 때마다 작은 소리로 "끙끙" 거려요.
근데 이게 무서운 게...
봄이가 불안해하는 투수들이 진짜로 털리는 거예요.
실점하거나 볼넷 내주거나, 아니면 교체당하거나.
설마설마 했는데 한 달 동안 체크해보니까 적중률이 85% 넘더라고요??
이제 봄이 반응 보는 게 재밌어서 가족들이 다 모여서 야구를 봐요.
"봄아, 오늘 선발투수 어때?" 하면서 진짜 물어보고 있고요ㅋㅋㅋ 봄이가 꼬리 살랑살랑 흔들면 "오늘 피칭 좋겠네~" 하고, 귀 쫑긋 세우고 경계 모드 들어가면 "어?
오늘 불안한가?" 이래요.
지난주에는 정말 소름 돋는 일이 있었어요.
9회말 동점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가 등장했는데, 봄이가 갑자기 방석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TV 앞으로 가서 앞발로 바닥을 긁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낑낑거리면서 저를 계속 쳐다보고...
뭔가 심상치 않다 싶어서 형한테 카톡으로 "봄이가 지금 완전 비상경보 발령했음.
우리팀 위험할듯" 이랬거든요.
그리고 진짜로 그 마무리 투수가 연타석 홈런 맞고 경기 날렸어요ㅠㅠ 이제 봄이 전용 야구 간식까지 사뒀어요.
맞추면 보상주는 시스템으로 갔더니 더 정확해진 것 같은데 이게 맞나 싶고...
근데 웃긴 건 경기 끝나면 봄이는 그냥 평범한 개로 돌아가요.
공 던져달라고 조르고 배 보여주면서 쓰다듬어달라고 하고ㅋㅋㅋ 주변에서는 "개가 야구를 알겠냐"고 하는데, 이 정확도를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혹시 봄이 전문 스포츠 분석견으로 데뷔시켜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