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이 카지노에서 발견한 우주의 법칙.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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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익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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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컴공과 졸업하고 지금은 IT회사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하루종일 알고리즘이랑 빅데이터 분석만 하고 살아요.
"이 모델의 정확도가 어떻게 되나요?"라고 물어보면 머신러닝 성능지표를 줄줄이 읊어대고, 친구들이 "오늘 로또 번호 좀 예측해봐"라고 농담하면 "랜덤함수가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진지하게 설명하는 그런 성격이거든요.
감?
예감?
그런 비논리적인 개념들은 제게 있어서 그냥 미신에 불과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에 정말 말이 안 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출장으로 마카오에 갔는데, 회의가 일찍 끝나서 시간이 남더라고요.
동료들이 "그냥 구경삼아 카지노나 가보자"고 해서 따라갔어요.
처음엔 그냥 구경만 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슬롯머신 하는 아저씨가 계속 지는 걸 보면서 속으로 "역시 하우스 엣지 때문에 장기적으론 무조건 손해지"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제가 서 있는 자리 바닥에 동전 하나가 떨어져 있는 거예요.
한국 돈으로 치면 100원짜리 정도 되는 동전이었는데,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텐데 왜 그랬는지 주워서 근처 슬롯머신에 넣어봤어요.
"어차피 버린 돈이니까 확률론 실험이나 해보자"는 심정이었죠.
첫 번째, 두 번째는 당연히 꽝이었어요.
"예상한 대로네.
이게 바로 도박의 함정이지"라고 혼자 중얼거리면서도 마지막 한 번 더 돌렸는데...
갑자기 기계에서 요란한 소리가 나면서 잭팟이 터진 거예요!
순식간에 동전들이 쏟아져 나오더니 환전해보니 제 한 달 용돈보다 많은 금액이 나왔어요.
코딩하면서 알고리즘의 예측 불가능성에 대해 매일 고민하는 사람이 이런 극저확률 이벤트를 직접 경험하니까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물론 통계학적으로는 그냥 운이 좋았던 것뿐이라는 걸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가끔 "혹시 세상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패턴이 있는 건 아닐까?"라는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해요 ㅎㅎ 평생 논리와 데이터만 믿고 살던 사람도 이런 순간에는 잠깐 로맨티스트가 되나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