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머리띠 하나로 인생 리셋된 3년차 직장인.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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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두야학교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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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어.
나 회사에서 그냥 배경 같은 존재였거든?
동기들은 다 친해져서 매일 함께 점심 먹고 그룹채팅방도 따로 있는데, 나만 혼자 구석에서 도시락 까먹는 그런 사람이었어.
회식 때도 항상 끝자리 앉아서 조용히 있다가 적당한 타이밍에 먼저 빠지고.
엘리베이터에서 아는 사람 마주치면 층수 버튼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그랬지.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라 '뭐 어때, 나는 나대로 살면 되지' 하면서 그냥 체념 모드로 지내고 있었는데...
그날이 문제였어.
전날 밤에 넷플릭스 정주행하다가 새벽 4시에 잤거든?
당연히 아침에 일어날 수가 없었지.
세수하고 거울 본 순간 진짜 멘붕.
앞머리가 완전 산발이야.
드라이어로 말려도 이상하고, 왁스 발라도 어색하고.
그때 화장실 선반에 여동생이 놓고 간 머리띠가 보이는 거야.
'에이 몰라' 하고 그냥 착용하고 나갔는데...
오피스에 발 딛자마자 분위기가 뭔가 달랐어.
평소에 나를 완전 유령 취급하던 부장님이 "어?
오늘 뭔가 다르네?"라고 말을 거는 거야.
'헉 뭐야 이 상황' 하면서 당황하고 있는데, 오후에 옆 부서 누나가 "와 진짜 스타일링 잘했다, 누가 해줬어?"라면서 관심 보이는 거지.
심지어 퇴근할 때 같은 팀 동료가 "내일 점심 같이 먹을까?"라고 제안까지 하더라.
집에 돌아와서 곰곰 생각해보니 딱 하나만 달라진 게 있었어.
바로 그 머리띠.
설마 했는데 다음 날 일부러 안 하고 갔더니 다시 원래대로 투명인간.
일주일 동안 번갈아가면서 테스트해봤는데 결과는 명확했어.
머리띠 O = 사람들이 먼저 말 걸어옴 머리띠 X = 다시 공기 지금은 인터넷으로 남자용 머리띠 10개 세트 질러서 매일 다른 거 착용 중이야.
무지 단색부터 시작해서 패턴 있는 것까지 다양하게.
요새는 점심 약속이 너무 많아서 캘린더 관리가 필요할 정도고, 회식 때도 중간자리에 앉아서 자연스럽게 대화 참여하게 됐어.
고작 액세서리 하나 추가한 것뿐인데 사회생활이 이렇게까지 바뀔 줄이야.
외모가 첫인상에 미치는 영향력을 온몸으로 체감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