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 vs 고양이: 축구 예측 대결에서 완패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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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코팡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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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가 우울한 이유를 말씀드리려고요...
저 나름대로 축구 좀 본다고 자부했거든요?
EPL 팬 역사만 해도 10년 넘었고, 매주 경기 분석하면서 친구들한테 "이번엔 확실해!"라고 호언장담하곤 했어요.
그런데 제 자존심을 완전히 박살낸 존재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저희 집 '설탕이'라는 페르시안 고양이요 ㅠㅠ 사연은 이래요.
몇 달 전부터 설탕이가 제가 축구 보는 시간만 되면 어슬렁어슬렁 다가와서 TV 화면을 빤히 쳐다보기 시작했어요.
"얘가 축구에 관심이 있나?" 싶어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설탕아, 너도 축구 좋아하니?"라고 물어봤죠.
그랬더니 이 녀석이 진짜로 반응을 하는 거예요!
토트넘 경기 때 보니까 특정 선수가 나오면 야옹거리고, 어떤 선수가 나오면 꼬리를 확 세우더라고요.
신기해서 계속 지켜봤더니, 설탕이가 관심 보인 팀들이 죄다 승리하는 거 아니겠어요?
설마 했는데 연속으로 5경기를 다 맞히더라고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설탕이 대 집사' 예측 대결을 시작했어요.
제가 데이터 분석하고 전문가 의견 찾아보고 난리를 피우는 동안, 설탕이는 그냥 경기 시작 전에 화면 보고 있다가 한쪽 귀를 쫑긋 세우거나 하품을 하거나...
그게 다였어요.
결과가 어떻게 됐냐고요?
지난 두 달간 총 28경기 예측했는데요.
저: 13승 15패 (46% 적중률) 설탕이: 24승 4패 (86% 적중률) 아니 이게 말이 되나요...?
제일 황당했던 건 지난주 맨유 vs 브라이튼 경기예요.
저는 맨유 압승이라고 장담했는데, 설탕이는 경기 전날부터 계속 불안한 표정으로 방 안을 배회하더니 결국 다른 방으로 들어가버렸어요.
결과는 브라이튼 3-1 대승...
친구들이 이제 진짜로 "야, 설탕이 픽 좀 물어봐라"라고 연락해요.
저한테 묻는 게 아니라 설탕이한테요!!
제 10년 축구 내공이 고양이 직감에게 처참히 발린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네요 ㅋㅋㅋ 그래도 신기한 건 설탕이가 정말 EPL만 좋아한다는 점이에요.
라리가나 챔피언스리그 틀어놓으면 시큰둥하게 자리를 뜨거든요.
완전 프리미어리그 매니아인 셈이죠.
이번 주말에도 빅매치 있는데, 솔직히 제 분석보다 설탕이 반응이 더 기대됩니다...
이런 제가 정상인가요?
ㅠㅠ 혹시 애완동물한테 예측력으로 발린 경험 있으신 분들, 위로 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