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청소년 2015년부터 2000여명

보이스피싱 조직이 범죄에 악용하는 '대포통장'에 피해자들의 돈이 입금되면
조직에서 돈을 인출하기 전에 먼저 돈을 빼가는 이른바 '띵동 수법'으로 수천만 원을 가로챈 10대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 같은 '띵동 수법'으로 12차례에 걸쳐 2300만원을 가로챘다.
경찰은 범행을 저지른 10대 3명을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고등학생인 P군(18)은 스포츠도박을 하며 친구들에게 빌린 돈이 200만원이 넘는다.
올해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당시 친구들을 따라 재미 삼아 시작했던 스포츠도박으로 우연히 10만원 넘게 따면서 빠져 들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점점 잃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돈이 필요해졌고, 결국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는 상황까지 왔다.
P군은 ‘얼른 따서 갚으면 되지’라는 생각에 돈을 빌리는 횟수가 늘었고,

친구들과 갈등을 겪게 되자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상담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현행법상 공식적으로 취업을 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된 상황 속에서

청소년들이 불법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각종 범죄들이 우후죽순 양산되고 있다.
특히 보이스피싱에 이용되는 대포통장 발급이나 진입장벽이 낮은 온라인 스포츠도박 등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발을 들이는 청소년들이 줄지 않고 있다.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10대 피의자는
2015년부터 올해 10월까지 2070명으로 집계됐다.
돈이 필요하거나 가출해 숙식이 마땅치 않은 청소년들이 대포통장을 만들어 보이스피싱에 악용하는
성인 범죄자들에게 이용당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허위로 물건을 판다는 글을 올린 뒤 돈을 챙겨 달아나거나
은행 계좌 또는 스마트폰을 명의를 빌려주고 돈을 받은 청소년들도 부지기수였다.

온라인 스포츠도박 역시 청소년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성인 인증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합법 사행 산업과 달리
연령 제한 등 뚜렷한 규제가 없어 청소년들의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번호와 계좌번호만 있으면 손쉽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 스포츠도박에 빠져드는 청소년들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더욱이 불법 도박 문제로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상담하러 오는 청소년의 13.6%가 1000만원 이상 손실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일부는 6000만원에 가까운 손실을 보고 불법 사채에까지 손을 내민 청소년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성인들과 달리 청소년들은 눈 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앞뒤 재지 않고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때문에 수치가 조금씩이라도 줄어들고 있는 형사범과 달리 청소년 경제사범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