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떠돌이 냥이가 축구 분석가 된 건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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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커나이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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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말도 안 되는 일이 생겨서 여러분한테 자랑하고 싶어서 글 올립니다.
저는 스포츠랑은 정말 담 쌓고 살던 사람이에요.
축구?
월드컵 때 대한민국 경기만 조금 보는 정도였고, EPL이 뭔 리그인지도 모를 정도로 완전 무관심이었거든요.
그런데 반년 전쯤 우리 집 앞에서 계속 돌아다니던 치즈냥을 데려다 키우기 시작하면서 인생이 바뀌었어요.
이름은 '치즈'라고 지었는데, 진짜 치즈색깔이랑 똑같더라고요.
처음엔 완전 겁쟁이였어요.
구석진 곳에만 숨어있고, 제가 움직이면 바로 도망가는 그런 소심한 성격이었죠.
근데 이게 언제부터였나...
아, 프리미어리그 새 시즌 시작되면서부터였나요?
TV에서 축구 경기만 나오면 완전히 다른 고양이가 되는 거예요.
평소엔 TV 소리만 들려도 숨어버리던 애가 축구 중계 시작하면 어디서 나타나서는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봐요.
더 황당한 건 위치로 결과를 예측한다는 점이에요.
홈팀 승리 경기에서는 무조건 TV 왼쪽 바닥에 앉아있고, 원정팀이 이길 때는 오른쪽으로 이동해요.
무승부일 때는 정가운데서 꼬리 둘둘 말고 웅크리고 있더라고요.
"뭔 헛소리야" 하실 텐데, 지금까지 체크한 결과가 총 48경기 중 43경기 맞췄어요.
거의 90% 가까운 적중률인데, 이거 진짜 우연이라고 할 수 있나요?
가장 충격적이었던 경기는 리버풀 vs 첼시전이었어요.
경기 시작 한참 전부터 치즈가 계속 TV 앞에서 빙빙 돌면서 이상한 행동을 보이더니, 정말로 극적인 막판 골이 터졌거든요.
그날 이후로 저도 완전 축구 중독자가 되었어요.
신기한 건 다른 리그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거예요.
스페인 리가나 이탈리아 세리에A 틀어놔도 완전 무시하고, 오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만 반응해요.
마치 영국에서 태어난 것마냥 딱 구분하더라고요.
요즘은 주변에서 다들 "치즈 예상 좀 알려달라"고 연락와요.
처음엔 "고양이가 뭘 안다고"하던 사람들도 지금은 진지하게 물어보거든요 ㅋㅋㅋ 얼마 전에는 실험 삼아 여러 팀 로고를 프린터로 뽑아서 바닥에 깔고 사료를 조금씩 올려뒀어요.
치즈가 선택한 팀이 진짜로 이기는 걸 보고 정말 소름 돋았습니다.
동네 카페 사장님까지 "이번 주말 치즈 픽은 뭐야?"라고 농담처럼 물어보실 정도예요.
지금도 치즈는 TV 앞에 진지한 표정으로 앉아있는데, 이번 주에는 또 어떤 마법을 보여줄지 너무 궁금해요.
혹시 여러분 중에도 이런 신비한 능력 가진 반려동물 키우시는 분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