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몰래 게임하다 애들한테 '누나'소리 듣는 40대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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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영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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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 지금 심각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저는 그냥 평범한 워킹맘이었어요.
회사 다니고, 집안일하고, 아이 관리하고...
뭐 다들 아시는 그런 일상이죠.
그런데 지금은 매일 밤 이불 속에서 핸드폰 들고 새벽까지 뭔가를 하고 있습니다.
바로 게임이에요 ㅋㅋㅋㅋㅋ 계기는 정말 단순했어요.
중학생 아들놈이 맨날 게임만 하니까 짜증이 났거든요.
"그게 뭐가 그렇게 재미있다고 하루 종일 매달리니?"라고 잔소리했더니 "엄마는 해본 적도 없으면서 뭘 알아"라고 받아치더라고요.
그 순간 뭔가 스위치가 켜졌어요.
아 진짜?
그래?
처음에는 진짜 "애 이해하려고" 시작했다니까요.
그런데 이게 웬걸...
한번 맛보니까 끝이 없더라고요.
아이템 뽑기할 때 그 심장 쫄깃함, 레벨업 할 때 그 성취감...
아 미치겠어요 정말 ㅠㅠ 문제는 제가 은근 재능이 있었다는 거예요?
두어 달 지나니까 아들보다 훨씬 잘하게 됐고, 지금은 길드에서 나름 인정받는 유저가 되어버렸어요.
길드 채팅방에서 20대 애들이 저를 "누나 누나" 하면서 의지하는데 그게 또 은근 기분 좋더라고요 ㅋㅋㅋ (물론 제 진짜 나이는 절대 비밀입니다...
말하면 난리날 듯) 근데 이제 상황이 완전 역전됐어요.
아들이 저한테 "엄마 그만 좀 해, 눈 아프겠다"라고 잔소리하고 남편은 제가 밤늦게 뭐하는지 모르니까 "요즘 너 왜 이렇게 피곤해 보여?"라고 묻고...
어제는 회사에서 중요한 회의 중에 길드 알림이 울려서 진짜 식은땀 났어요.
혹시 들킬까봐 화장실에 숨어서 "죄송해요, 지금 회의 중이라 나중에 접속할게요"라고 단톡에 올렸는데 뭔가 인생이 꼬인 것 같다는 생각이...
그런데 또 신기한 건, 이게 생각보다 스트레스 해소가 되더라고요?
직장에서 상사한테 깨져도 게임에서 몬스터 때려잡으면 속이 시원하고 ㅋㅋ 이제 제가 중독된 건지 아니면 새로운 취미를 찾은 건지 구분이 안 가요.
혹시 저처럼 자식 감시 목적으로 시작했다가 본인이 더 빠진 분 있나요?
이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편한테 커밍아웃해야 하나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