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아빠가 딸보다 모바일게임 더 잘하게 된 썰.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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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사기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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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53세 평범한 아버지입니다.
고3 딸 하나, 대학생 아들 하나 둔 그냥 평범한 직장인이고요.
사실 오늘 정말 민망한 이야기를 하나 털어놓으려고 합니다 ㅋㅋ 원래 저는 완전 꼰대 아버지였어요.
아이들이 폰으로 뭔가 하고 있으면 "공부는 언제 하고 게임만 하고 있냐!" 이러면서 잔소리하고, "우리 때는 그런 거 없어도 잘 살았다" 이런 말 입에 달고 살았거든요.
특히 둘째가 대학 들어가서 롤이니 배그니 하면서 PC방 다닐 때는 "그 돈으로 뭘 못하냐"며 혀를 차던 그런 아빠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여름, 회사 팀장이 바뀌면서 새로 온 사람이 35살 정도 되는 젊은 친구였어요.
처음엔 "아, 또 젊은 애가 와서 우리 구식 취급하겠구나" 싶었는데, 의외로 되게 괜찮은 사람이더라고요.
어느 날 점심시간에 그 팀장이 폰 보면서 "아!!
또 망했네!" 하고 머리 쥐어뜯는 거예요.
뭔가 했더니 주식도 아니고 게임에서 뽑기를 돌렸는데 원하는 캐릭터가 안 나왔다는 거예요.
"이런 거에 돈을 쓴다고?" 싶어서 "팀장님도 게임 하세요?" 했더니 "부장님도 한 번 해보세요!
진짜 재밌어요!" 하면서 자기 폰 화면을 보여주는데...
아니, 그래픽이 정말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영화 같은 퀄리티에 캐릭터들이 막 날아다니고 번개 치고...
"요즘 게임이 이렇게 발전했나?" 싶어서 신기해하고 있으니까 그 친구가 "설치해드릴까요?" 하는 거예요.
처음엔 "아니야, 난 그런 거 안 해" 했는데,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심심하니까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몰래 앱스토어 들어가서 그 게임 찾아서 깔았어요.
와...
시작하자마자 웅장한 음악이 나오면서 오프닝 영상이 나오는데 정말 소름돋더라고요.
"이게 무료라고?" 그때부터였습니다.
출근길에 게임하고, 점심시간에 게임하고, 퇴근길에 게임하고...
화장실 갈 때마다 "체력이 꽉 찼네" 하면서 던전 들어가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집에서는 아직 들키지 않으려고 화면 밝기 최대한 어둡게 하고 이어폰 끼고 몰래몰래 하는데, 새벽에 침대에서 하다가 아내가 "여보 뭐해?" 하면 재빨리 "뉴스 보고 있어" 하고 얼버무리고...
그런데 진짜 문제는 결제였어요.
처음엔 "무과금으로 한다!" 다짐했는데, 한정 패키지나 이벤트 상품 보면 "이 정도야..." 하면서 자꾸 지갑을 여는 거예요.
월급쟁이가 한 달에 60만원씩 게임에 쓰고 있으니...
아내한테는 "요즘 물가 올라서 점심값이 많이 든다", "회식비 좀 빌려줘" 이런 식으로 둘러대고 있어요.
가장 큰 문제는 애들과의 관계에요.
예전에는 게임 하지 말라고 잔소리했던 제가 이제는 애들보다 더 게임에 빠져있으니까...
특히 딸이 "아빠 그 게임 나도 해봤는데 별로던데?" 했을 때 괜히 발끈해서 "너는 제대로 안 해봐서 그래!
이 게임은 깊이가 있다고!" 하고 변명하는 제 모습에 스스로 놀랐어요.
어제는 정말 창피한 일이 있었어요.
회사에서 중요한 회의 중인데 폰이 진동해서 봤더니 게임에서 이벤트 알림이 온 거예요.
"아, 한정 던전이 30분 남았네" 싶어서 회의 중인데도 자꾸 폰만 쳐다보고 있더라고요.
50대 부장이 회의실에서 게임 생각하고 있다니...
지금은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만두고 싶은데 자꾸 "오늘 출석 보상 받아야지", "이벤트 놓치면 안 되는데" 이런 생각이 들어서 폰을 내려놓을 수가 없어요.
혹시 저처럼 나이 들어서 게임에 빠지신 분 계세요?
어떻게 하면 적당히 조절할 수 있을까요?
이러다 정말 가족들한테 들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