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엄마들 취미에 입문한 썰.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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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후배가 병원에 간다고 해서 같이 갔는데, 대기실에서 완전 신세계를 경험했습니다.
요즘 병원들이 예약제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기다리는 시간이 꽤 길잖아요.
심심해서 폰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앞자리 아줌마가 뭔가 열심히 터치하면서 작은 소리로 "아~ 안 되네" 하고 계시더라고요.
SNS 하시나 싶어서 슬쩍 봤더니 화면에 형형색색 동그란 것들이 가득한 게임을 하고 계시는 거예요.
같은 색깔끼리 모아서 없애는 그런 퍼즐게임 말이에요.
보다가 제가 너무 뻔뻔스럽게 쳐다본 것 같아서 민망했는데, 그분이 먼저 말을 걸어주시더라구요.
"이거 진짜 재미있어요.
처음에는 애들 게임인 줄 알았는데 해보니까 완전 빠져요." "스트레스받을 때 하면 머리가 맑아져서 자꾸 하게 되네요." 그러면서 친절하게 게임 이름까지 알려주셨어요.
집에서 별 생각 없이 다운받아서 해봤는데...
이게 왜 인기인지 바로 알겠더라구요.
룰 자체는 초등학생도 할 수 있을 만큼 쉬운데, 막상 시작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요.
평소에 업무 스트레스로 머리가 복잡했거든요.
"이 프로젝트 언제 끝나지", "상사 눈치 왜 이렇게 보지" 이런 생각들이 계속 맴돌았는데.
그런데 이 게임만 켜면 진짜 뇌정지 상태가 돼요.
오로지 파란색 구슬을 어디로 옮길까, 한 번에 많이 터뜨리려면 어떻게 배치할까만 고민하게 되죠.
지금은 지하철에서도, 점심시간에도, 잠들기 전에도 습관처럼 하고 있어요.
가장 놀라운 건 멘탈이 확실히 안정됐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누가 짜증나게 하면 하루 종일 기분이 구겨졌는데, 요즘은 게임 몇 판 하면 금방 괜찮아져요.
엄마가 "얘가 요즘 화를 안 내네"라고 하고, 친구들도 제가 많이 차분해졌다고 하더라구요.
단순한 모바일게임으로 힐링받는다는 게 좀 유치할 수도 있지만, 비싼 취미생활보다 훨씬 효과적인 것 같아서 후기 남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