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파 의대생의 세계관을 뒤흔든 로또번호 꿈.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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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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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카 여러분 안녕하세요!
의과대학 본과 3학년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저희 과 특성상 모든 현상을 의학적 근거로만 판단하는 습관이 몸에 베어있어요.
가족들이 "오늘 왼쪽 눈 떨린다, 뭔가 안 좋은 일 생길 것 같아"라고 하면 "그냥 마그네슘 부족으로 인한 근육 경련이야"라고 바로 진단내리고, 친구가 "오늘따라 예감이 이상해"라고 하면 "자율신경계 불균형 때문에 생긴 심리적 착각"이라고 설명해버리는 성격이거든요.
베팅이나 운빨 관련된 이야기만 나와도 "그건 뇌의 패턴인식 오류야"라면서 완벽하게 차단했었어요.
그런데 지난 일요일에 정말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습니다.
해부학 시험공부로 사흘째 뜬눈으로 지새우다가 도서관 책상에 엎드려서 잠깐 잠들었는데, 꿈속에서 황금색 숫자들이 계속 춤을 추듯 나타나더라고요.
8, 15, 23, 31, 42...
이 다섯 숫자가 반짝반짝 빛나면서 머릿속에 각인되는 느낌이었어요.
깨어나자마자 "이건 확실히 수면박탈로 인한 뇌의 착시현상이야.
도파민 분비 이상으로 생긴 환각이지"라고 자기최면을 걸었는데도 그 숫자들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어요.
결국 "이런 터무니없는 미신을 과학적으로 반박해보자"는 핑계로 온라인 복권 사이트에 접속했습니다.
처음 한 시간은 제 예상이 맞았어요.
꽝만 연속으로 뽑으면서 확률의 무정함을 다시 한번 확인했거든요.
"역시 통계학은 정직해"라며 사이트를 나가려던 바로 그 순간...
갑자기 모니터에 제가 꿈에서 봤던 그 숫자 조합이 똑같이 뜨면서 당첨금 280만원이 떴어요!
이 순간부터 제가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의학적 신념이 완전히 뒤죽박죽이 됐습니다.
급히 확률 계산을 해보니까 이 조합이 맞을 가능성은 약 0.002% 수준...
"단순한 우연이야", "통계적으로 언젠가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라고 아무리 스스로를 달래봐도 이상한 기분이 계속 남아있어요.
혹시 인간의 뇌구조 중에서 아직 의학으로 해명되지 않은 미래예측 시스템이 숨어있는 건 아닐까요?
정말로 꿈이 시공간을 넘나드는 통로 역할을 하는 걸까요?
의사가 되려고 공부하는 제가 이런 비과학적인 상상을 하고 있다니...
정말 웃픈 상황이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