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냥이가 EPL 전문 분석가가 된 사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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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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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 여러분들한테 진짜 웃픈 썰 하나 푸려고 해요 ㅠㅠ 저희 집 냥님이 갑자기 축구 전문가가 되셨거든요?
원래 '보리'라는 이름의 평범한 치즈태비였는데 말이죠.
완전 츤데레 스타일로 제가 부르면 뒤도 안 돌아보는 그런 성격이었어요.
온종일 소파에서 배 까고 누워있거나 화분 근처에서 풀 뜯어먹는 게 일상이었죠.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제가 토트넘 경기 볼 때마다 슬금슬금 다가오는 거예요.
"어?
보리야 웬일이야?" 했는데 처음엔 그냥 심심해서 온 줄 알았어요.
근데 진짜 신기한 게, 축구 중계할 때만 나타나요.
다른 스포츠나 드라마 볼 땐 쳐다보지도 않다가 EPL만 나오면 즉석 출현!
어느 날 아스널 vs 맨유 경기 보는데 베팅 고민 중이었거든요.
그때 보리가 갑자기 TV 앞으로 가더니 특정 선수만 계속 쳐다보는 거예요.
브루노 페르난데스였는데, 혹시나 해서 맨유한테 걸었더니 진짜 페르난데스가 결승골!
"설마...
우연이겠지?" 했는데 그게 시작이었어요.
며칠 뒤 웨스트햄 vs 뉴캐슬 경기에서 또 신기한 일이!
보리가 TV 보면서 앞발로 계속 왼쪽을 긁적긁적하더라고요.
왼쪽이 웨스트햄 진영이었는데, 진짜 웨스트햄이 2-0으로 이김 ㄷㄷ 그날부터 본격적으로 보리 관찰 모드 돌입했죠.
패턴 분석해보니까 나름의 법칙이 있었어요!
앞발로 그루밍하면서 특정 방향 보면 그쪽 팀 승리.
꼬리 팡팡 세우고 "끄르륵" 소리 내면 접전 예상.
가장 소름 돋는 건 경기 당일 아침에 사료 거부하면 대형 이변 발생한다는 거!
지난달 맨시티 vs 울버햄튼 경기 때가 전설이었어요.
평소엔 사료 보면 달려오는데 그날만 킁킁 냄새 맡고 돌아서 버리더라고요.
"뭐지?
아픈가?" 했는데, 결과적으로 맨시티가 홈에서 충격의 무승부!
지금까지 집계해보니 총 42경기 중에 34경기 맞췄어요.
성공률이 대충 80% 넘어요 이거 ㅋㅋㅋㅋ 친구들한테 자랑했더니 처음엔 "니가 미쳤냐"고 하더니 요새는 진지하게 물어봐요.
단톡방 이름도 "보리의 축구 인사이트"로 바뀜 ㅋㅋㅋ 더 신기한 건 오로지 프리미어리그에만 반응해요.
챔피언스리그나 다른 리그 틀어놔도 완전히 무시!
그냥 하품하면서 딴 곳 가버려요.
어제는 장난으로 간식 두 개 놓고 "보리야, 첼시 이기면 참치, 풀럼 이기면 연어!" 해봤어요.
망설임 없이 참치 쪽으로 직진하더니 바로 냠냠.
경기 결과?
첼시 3-1 완승!
이제 동네 카페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보리 픽 뭐야?" 하고 농담처럼 물어봐요 ㅋㅋ 보리는 그런 관심 따위 안 받겠다는 듯 도도하게 지나가지만요.
정말 동물들이 뭔가 예지력 같은 걸 가지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제가 너무 오버하는 걸까요?
혹시 비슷한 신통방통한 펫 경험 있는 집사님들 계신가요?
지금 보리는 베란다에서 일광욕 중인데, 오늘 저녁 경기 결과가 벌써 기대돼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