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냥님이 스포츠 분석계를 접수해버린 건에 대하여
작성자 정보
-
보너스바카라
작성
- 작성일
본문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 정말 황당무계한 일을 겪어서 이렇게 글 올려봅니다.
저희 집엔 '까미'라는 검은 털 믹스묘가 한 마리 있거든요.
6개월 전쯤 길에서 주워온 녀석인데, 그때까지만 해도 완전 평범한 동네 고양이였어요.
하루 종일 소파에 누워서 그루밍하고, 츄르 달라고 보채고, 털실 뭉치 굴리며 놀고...
뭐 그런 평범한 집사 괴롭히기 전문가였죠 ㅋㅋ 근데 최근 2주 전부터 까미가 완전 이상해지기 시작했어요.
계기는 제가 프리미어리그 중계를 보고 있던 날이었는데요.
원래 TV 소리만 나면 짜증난다는 듯이 다른 방으로 도망가던 까미가 이날따라 제 무릎에 올라와서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예요.
그러면서 특정 선수가 공을 잡을 때마다 "푸르르르" 목 울리는 소리를 내더라구요.
아 이거 그냥 TV 속 움직이는 거에 반응하는 거겠지~ 했는데...
믿기지 않게도 까미가 관심 보인 선수들이 죄다 골을 넣어버리는 거예요!!!
첫날은 당연히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음 날, 그 다음 날...
계속 지켜보니까 진짜 말도 안 되는 적중률을 보여주더라고요.
친구한테 "야 우리 고양이 천재 아닌가?" 했더니 "너 요즘 집에서만 있어서 환상 보는 거 아니야?
밖에 좀 나가" 이러면서 정신병원 상담번호까지 보내주던데요...
ㅠㅠ 그래서 이번엔 확실하게 검증해보자 싶어서 야구 중계를 틀어놨어요.
"까미야, 오늘 홈런 칠 선수 있으면 가르쳐봐" 라고 반쯤 장난으로 말해봤죠.
(지금 생각해봐도 미친 짓이었지만...) 그랬더니 까미가 화면 속 특정 타자가 나올 때마다 TV 앞에 가서 꼬리를 세우고 "미야오오~" 하고 울부짖는 거예요.
바로 형한테 카톡으로 "긴급!
까미 픽: 3번 타자 장타 예상됨" 이라고 보냈는데...
결과가 어땠냐면요...
진짜로 그 선수가 9회말에 끝내기 그랜드슬램을 쳐버렸습니다!!!
형이 "야 이거 장난 아닌데?
고양이가 스포츠를 어떻게 아는 거야?" 하면서 완전 기겁하더라구요 ㅋㅋㅋ 요즘 저희 가족들은 까미한테 "분석관님"이라고 존댓말하면서 프리미엄 간식만 대접하고 있어요...
정작 까미는 예측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창가에 가서 새 구경하러 가버리는데 말이죠 ㅎㅎ 까미야...
혹시 주식 종목도 좀 찍어줄 수 있니?
형이 간곡히 부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