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에이스였던 내가 핸드폰 게임으로 추락하는 실시간 중계.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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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옆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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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거 실화냐고 물어보면 실화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네요.
제가 누군지 설명부터 드리자면, 회사에서 그 유명한 "일 중독자"였습니다.
아침 7시 첫 출근, 밤 11시 마지막 퇴근이 일상이었고, 주말에도 업무 관련 책이나 읽고 세미나 참석하는 그런 인간형.
후배들이 "선배님은 취미가 뭐예요?" 물어보면 "독서와 자기계발이지~" 이런 대답하는 진부한 모범사원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모든 게 한순간에 박살났습니다.
계기는 진짜 우연이었어요.
부서 워크숍에서 MZ세대 이해하기 강의 들었는데, 강사가 "요즘 젊은 세대와 소통하려면 그들의 문화를 체험해봐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업무의 연장선으로 생각하고 모바일 게임 하나 깔았던 거예요.
첫 가챠에서 최고등급 캐릭터 3개가 한번에 나왔을 때...
그때 느꼈던 그 쾌감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30년 넘게 살면서 경험해본 적 없는 순수한 기쁨이었습니다.
"이게 바로 젊은 애들이 말하는 그 재미구나!"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함정이었네요.
현재 상황을 솔직히 말씀드리면...
업무 중에 화장실 가는 척하면서 게임하고, 점심시간마다 이벤트 체크하고, 퇴근 후엔 밤새 레이드 돌리고 있어요.
극한의 쪽팔림을 경험한 건 지난주였습니다.
팀장급 회의 중에 폰이 울렸는데, 하필 게임 길드 단톡에서 "긴급!
길드보스 출현!" 알림이...
회의실이 조용해진 가운데 제 폰에서 게임 효과음이 울려퍼졌어요.
"과장님, 중요한 연락이신가요?" "아...
아닙니다...
광고 같은 거라서요..." 그 이후로 동료들 시선이 미묘하게 바뀐 걸 느끼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건 경제적 피해예요.
이번 달 카드 명세서 보고 진짜 멘붕왔어요.
"당신 혹시 외도하는 거 아니야?
이 지출 내역이 뭔데?" 아내한테 추궁당했을 때 "회사 회식비 선결제한 거야..." 이런 거짓말까지 하게 됐어요.
지금도 이 글 쓰면서 게임 자동사냥이 돌아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혹시 저랑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들...
어떻게 빠져나오셨는지 진심으로 조언 부탁드려요.
탈출하고 싶은데 오늘 신캐릭터 뽑기 이벤트가 있어서...
아 진짜 답이 없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