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고양이가 스포츠 도박사가 되어버린 사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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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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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 정말 황당무계한 일을 겪어서 글 올려봅니다.
저희 집에 '순두부'라는 회색 털 먼치킨이 한 마리 있거든요.
올해 초에 길에서 주워온 녀석인데, 그때까지만 해도 완전 평범한 고양이였어요.
하루 종일 방석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사료 시간에만 벌떡 일어나고...
전형적인 게으른 집고양이 스타일이었죠.
그런데 지난 3주 전부터 이 녀석한테 뭔가 이상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어요.
계기는 제가 프리미어리그 중계를 보고 있었을 때였는데, 원래 TV 소음을 싫어하던 순두부가 갑자기 소파로 뛰어올라오더니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기 시작했어요.
그러더니 경기 중간중간 "미야옹" 하면서 울음소리를 내는 거예요.
처음엔 그냥 화면 속 공이 움직이는 게 신기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순두부가 우는 팀이 골을 넣더라고요!
이게 한두 번이 아니라 계속 반복되니까 슬슬 소름이 돋기 시작했어요.
혹시나 해서 동생한테 "야, 고양이가 토트넘 이길 거래" 하고 장난삼아 말했더니 "형, 요새 너무 집에만 있어서 정신이 나간 거 아니야?" 하면서 병원 가보라고 하더라고요 ㅋㅋ 그래서 이번엔 확실한 검증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농구 경기를 틀어놓고 순두부 앞에 앉아서 "너 혹시 어느 팀이 이길지 알아?" 하고 물어봤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 짓이었지만요...) 순두부가 화면 왼쪽을 보면서 꼬리를 흔들기 시작하더니 앞발로 왼쪽을 가리키는 동작을 반복했어요.
왼쪽에 있던 팀은 레이커스였는데, 바로 친구한테 "순두부 픽: 레이커스 승" 이라고 톡을 날렸죠.
결과가 어땠냐고요?
레이커스가 20점 차이로 대승을 거뒀습니다!!!
친구가 "야 이거 실화냐?
고양이한테 스포츠 감각이 어디 있다고?" 하면서 완전 멘붕하더라고요 ㅋㅋㅋ 이제 우리 가족들은 순두부를 "분석관님"이라고 부르며 매일 츄르를 진상하고 있어요...
정작 순두부는 예측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기 쿠션으로 가서 잠들어버리는데 말이죠 ㅎㅎ 순두부야...
주식 종목도 하나만 찍어줄 수 있니?
형이 간절히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