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딸기시루 덕분에 회사에서 '디저트 큐레이터'가 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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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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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단맛 거부하며 살던 제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모르겠어요.
원래 저는 진짜 디저트랑 담 쌓고 살던 사람이었거든요.
친구들이 카페 가자고 하면 "난 아메리카노만"이 제 시그니처였고, 회식 후 디저트 타임엔 항상 먼저 빠지는 타입이었어요.
그런 제게 운명의 그날이 찾아왔습니다.
부장님 생일이라고 누군가 성심당 딸기시루를 사무실에 가져온 거예요.
다들 "우와" 소리 지르며 난리인데, 저만 "뭐 저렇게까지 호들갑을..." 하고 시크하게 앉아있었죠.
근데 옆자리 선배가 "야, 너도 한 입만 해봐.
안 달아"라고 하면서 억지로 떠먹여주시더라고요.
그 한 입이...
제 20년 철학을 무너뜨렸습니다.
"이게...
케이크가 맞나?" 시트가 이렇게 폭신할 수 있구나, 크림이 이렇게 깔끔할 수 있구나, 딸기가 이렇게 진짜 딸기 맛을 낼 수 있구나...
온갖 감탄이 머릿속을 휘몰아쳤어요.
그날 퇴근길에 바로 성심당 본점으로 직행했죠.
이제 제 책상 서랍엔 성심당 포크가 상시 대기중이고, 냉장고 냉동실은 딸기시루 전용 보관소가 됐어요.
더 웃긴 건 동료들이 저한테 디저트 추천을 구하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오빠, 이번엔 뭐 시켜먹을까요?" "언니가 맛있다는 건 진짜 맛있더라" 이런 식으로요.
심지어 지난주엔 신입사원이 "선배님, 성심당 말고 다른 브랜드도 추천해주세요"라고 하더라고요.
아니 나도 딸기시루밖에 몰라...
월급의 30%가 디저트비로 나가는 상황이지만, 더 이상 뒤돌아갈 수 없어요.
이 맛을 알아버린 제게 편의점 디저트는 이제 그냥 설탕 덩어리일 뿐입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