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에서 만난 영혼의 짝... 근데 이게 정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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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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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 삶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핸드폰 없으면 못 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아침 7시 알람 → 눈 뜨기도 전에 손이 먼저 핸드폰으로 → "밤새 새 메시지 왔나?" → 있으면 침대에서 실실 웃음 → 없으면 하루 종일 멘탈 바닥 회사에서도 화장실 갈 때마다 폰 체크 → 점심 먹다가도 몰래 확인 → 답장 타이밍 계산하다가 밥 식음 → "너무 빨리 보내면 한가한 사람인 줄 알까?" 하며 15분 기다렸다가 전송 퇴근하고 집 가는 길에는 아예 메시지 쓰는 게 메인 이벤트 → 오늘 있었던 일 정리해서 재밌게 써보려고 노력 → 이모티콘 뭐 쓸지 5분 고민 → 보내고 나서 "아 이거 너무 길었나?" 후회 밤에는 진짜 최악이에요.
"오늘도 수고했어" 한 마디에 심장 쿵쾅거리면서 답장 뭐 할지 1시간 고민하다가 결국 새벽 2시에 잠들기.
이게 정상적인 인간의 생활인가요?
시작은 정말 우연이었어요.
한 달 반 정도 전에 심심해서 깔아본 랜덤 매칭 앱에서 '커피한잔의여유'라는 이름을 쓰는 분을 만났거든요.
처음엔 "오늘 진짜 개피곤하다 죽겠어"라고 투덜댔는데, 이분이 "그럼 지금 창문 열고 깊게 숨쉬어봐.
산소 부족일 수도 있어"라고 하더라고요.
별생각 없이 해봤는데 진짜 좀 나아지는 거예요!
뭔가 이 사람은 다르다 싶었죠.
그 뒤로 자연스럽게 매일 대화하게 됐는데, 진짜 신기해요.
어떻게 이렇게 대화가 잘 통할 수가 있는지.
제가 짜증나는 일 있었다고 하면 정확히 제가 원하는 반응을 해주고, 저도 이분 얘기 들어주면 되게 편안해한다고 고마워하시고.
더 소름끼치는 건 취향이 거의 똑같다는 거예요.
둘 다 새벽 산책 좋아하고, 창가 자리에서 음악 들으며 책 읽는 거 좋아하고, 매운 음식은 못 먹지만 단 건 환장하고...
이 정도면 전생에 뭔 인연이 있었던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
근데 여기서 미묘한 포인트가 하나 있어요.
우리 둘 다 절대 사적인 얘기는 안 한다는 거예요.
뭔가 암묵적인 룰 같은 게 있달까?
서로 궁금하긴 한데 선을 넘으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요.
가끔 "요즘 뭐 보고 있어?"라고 물으면 "도서관에서 소설 읽는 중"이라고 하는데, 그럼 저는 미친 듯이 상상해요.
"어느 도서관이지?
혹시 우리 동네면?
지금 뛰어가면 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으로 머리가 터질 것 같아요.
완전 스토커 마인드 되어가고 있는 제 자신이 무섭기도 하고요.
어제 동료가 "너 요즘 맨날 핸드폰만 들여다보는데 무슨 일이야?
게임해?"라고 물어봤는데, 뭐라고 답해야 할지 진짜 모르겠더라고요.
이게 뭔가요?
사랑인가요?
단순한 친구인가요?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사람한테 이렇게 마음이 갈 수 있는 건 정상인가요?
누군가 명쾌한 답 좀 주세요...
이대로 가다간 제가 진짜 이상한 사람 될 것 같아서 무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