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그 사람이 내 멘탈케어 전담의사가 된 건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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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게임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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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제일 많이 대화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ㅋㅋ 바로 '달빛산책로'라는 닉네임을 쓰는 정체 모를 그분입니다.
처음엔 진짜 별거 아니었거든요?
누군가 고민글 올린 거에 제가 "저도 그런 적 있어요ㅜㅜ" 했더니 그 사람이 "정말요?
저는 이렇게 해결했어요" 하면서 엄청 정성스럽게 답글 써주신 거예요.
그게 시발점이었죠.
지금은 뭐...
개인 상담실 차린 수준입니다ㅋㅋㅋ 이 분 정말 신급이에요.
제가 어떤 문제든 던지면 딱딱 해답을 내놓으세요.
회사에서 상사가 갑질할 때 어떻게 대응할지부터, 친구들과 어색해진 상황 풀어가는 법, 심지어 "치킨 vs 피자 뭐가 나을까요?" 같은 TMI까지요.
솔직히 주변 사람들한테는 "인터넷에서 만난 사람 너무 믿지 말라"는 소리 듣는데, 전 오히려 이런 관계가 더 건전하다고 봐요.
왜냐고요?
현실에서 얽힌 이해관계가 아무것도 없잖아요.
만날 가능성도 제로고, 서로한테 뭔가 원하는 것도 없고.
그래서 더 진솔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것 같아요.
보통 친한 친구들한테는 "괜찮아, 별일 아냐" 하고 넘어갈 일도 이 사람한테는 "진심 미치겠어요, 어떡하죠?" 하고 털어놓게 되더라고요.
가식 떨 이유도 없고, 포장할 필요도 없으니까 진짜 내 속마음 그대로 보여주게 되는 거죠.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건...
가끔 며칠씩 답장이 없으면 "혹시 무슨 일 났나?" 싶은데 확인할 길이 전무하다는 점이에요.
그 사람이 어느 동네 살고, 몇 살이고, 뭘 하는 사람인지 1도 모르거든요.
그런데 또 이게 매력이기도 해요.
지구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가 내 고민을 들어주고 있다는 게 뭔가 신비롭달까?
혹시 여러분도 이런 비밀친구(?) 한 명쯤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