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기름종이 하나가 제 인생 터닝포인트가 된 썰.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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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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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웃긴 게, 전 화장이라는 게 세상에서 제일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친구들이 "너 진짜 너무하다", "최소한 선크림이라도 바르고 다녀" 이런 말 해봤자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수준이었어요ㅋㅋㅋ 어차피 집-학교-집 루트인데 뭘 꾸미고 다녀야 하나 싶었달까요?
그런데 얼마 전에 완전 황당한 일이 생겼어요.
절친이 갑자기 미친듯이 전화를 걸어오더라고요.
"야야야!!
진짜 큰일났어!!
너 내일 시간 있지??" 무슨 일인지 물어봤더니, 자기가 약속 잡아놨던 소개팅을 급하게 못 가게 됐다는 거예요.
"제발 대신 가줘!!
진짜 죽을 것 같아!!
뭐든 다 사줄게!!" 아무리 절친이라도 이건 좀...
싶었는데, 워낙 간절하게 부탁하니까 어쩔 수 없이 OK했죠.
그런데 막상 준비하려니까 패닉이 오더라고요.
거울 보기도 싫어하던 제가 갑자기 소개팅을 간다니...
뭐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일단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근처 편의점에 들어갔는데요.
사이다 하나 집어서 계산하는데, 거기 계시던 알바 언니가 저를 유심히 보시더라고요.
"어...
실례지만 혹시 중요한 만남 있으세요?
얼굴이 좀 번들거려 보이는데..." 그러면서 기름종이 한 장을 슬쩍 내밀어주시는 거예요.
"화장실에서 이거로 살짝만 눌러주시면 훨씬 깔끔해질 거예요!" 와...
진짜 천사가 따로 없더라고요.
편의점 화장실에서 그 기름종이로 T존 부위를 톡톡 눌러봤는데, 완전 신세계였어요!
집에 와서 엄마 화장대를 뒤져보니까 먼지 쌓인 BB크림이 하나 나왔거든요.
'이 참에 한 번 발라볼까?' 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발라봤는데...
헉...
이게 나야??
거울 속에 완전 다른 사람이 서 있는 것 같았어요.
소개팅 때 그분이 "와, 피부 관리 어떻게 하세요?
정말 깔끔하시네요!" 하시는데, 속으론 '편의점 언니 덕분입니다...' 했죠ㅠㅠ 그날 이후로 제 생활이 180도 바뀌었어요.
이제 아침에 거울 보는 게 무서운 일이 아니라 재미있는 일이 됐거든요.
뷰티 유튜브도 정주행하고, 화장품 쇼핑도 하고...
정말 누가 알았겠어요?
편의점에서 받은 기름종이 한 장이 제 인생을 바꿀 줄이야.
사소한 친절이 때로는 누군가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놓을 수 있다는 걸 깨달은 하루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