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덕후 후배가 엑셀 차트 그리는 동안 육감으로 승부한 문과생의 하룻밤.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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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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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국문학과를 나온 지 3년 된 직장인입니다.
어릴 때부터 수학은 정말 원수였어요.
확률이나 통계 같은 건 들으면 머리가 지끈지끈했거든요.
친구들이 "이 게임 환수율이 몇 퍼센트고 하우스 엣지가 어쩌고" 하면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죠.
복잡한 계산보다는 그 순간의 느낌을 믿는 편이에요.
"아, 지금이 때다!" 이런 식의 감각적 접근을 좋아합니다 ㅎㅎ 그래서 이공계 친구들한테는 항상 "비논리적"이라는 핀잔만 들었어요.
회사 후배 중에 산업공학과 출신이 있는데, 얘는 진짜 모든 걸 수치화해서 분석하거든요.
"감이라니 그게 뭔 소리야.
모든 건 데이터와 확률로 설명된다고!" 이게 이 친구 지론이에요.
지난주에 그 후배랑 강원랜드에 다녀왔어요.
처음에는 후배가 "카지노는 수학적으로 손님이 질 수밖에 없게 설계되어 있다"며 별로 내키지 않아했거든요.
그래도 스트레스 해소 차 억지로 꼬셔서 가게 됐죠.
들어서자마자 후배는 노트북을 펼치고 각종 게임의 기댓값을 분석하기 시작했어요.
"바카라는 뱅커가 1.06%고 플레이어가 1.24%니까..." 옆에서 보는 저는 어지러울 지경이었습니다.
전 그냥 "재밌어 보이는 걸로 가볼까!" 마인드로 접근했거든요.
룰렛 테이블에 앉았는데, 후배는 이미 배당표를 스마트폰으로 검색하고 있더라고요.
엑셀까지 켜서 "통계적으로 보면 다음엔 이 구간이 나올 확률이 높아"라고 자신만만하게 얘기하는 거예요.
반면 저는 딜러 오빠와 "오늘 사람 많네요~" 하며 소소한 잡담을 나눴어요.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직감이 스쳤습니다.
'저 번호에 걸어야 할 것 같은데?'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는 느낌이었어요.
후배는 "확률론적으로는 절대 저기가 아니야"라며 복잡한 그래프를 보여줬지만, 저는 직감을 믿고 베팅했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제가 맞췄습니다!
후배 얼굴이 정말 볼만했어요 ㅋㅋㅋ 그 다음에도 계속 후배는 공학적 계산을, 저는 감각적 선택을 했는데 신기하게도 제 적중률이 더 좋았어요.
마지막에 후배가 "가끔은 계산보다 감이 더 신기한 결과를 만들어내는군"이라고 하더라고요.
물론 하루 운이 따라준 거고, 장기적으로 보면 수학이 옳다는 거 당연히 알고 있어요.
그래도 그날만큼은 "문과생의 역습!"을 외치고 싶었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