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턱시도 고양이가 EPL 예언자가 된 썰.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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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영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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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들아,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미스터리한 일은 처음이야.
우리집에 '까미'라는 검은색 턱시도 고양이 한 마리 키우고 있거든?
원래 이 녀석은 완전 게으름뱅이였어.
하루 20시간은 잠자고, 나머지 4시간 중 3시간은 밥 먹고 화장실 가고, 딱 1시간만 깨어있는 슬리핑 머신.
그런데 올 시즌 EPL 시작되면서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지.
내가 폰으로 축구 하이라이트 보거나 경기 정보 찾고 있으면 어김없이 나타나서 내 무릎 위에 올라타는 거야.
평소엔 관심도 없던 녀석이 말이지.
처음엔 그냥 관심끌기 용인 줄 알았는데, 며칠 지켜보니까 완전 다른 차원이더라.
첼시 vs 뉴캐슬 경기 전날 밤이었어.
나름 분석해서 첼시 승부 걸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까미가 갑자기 내 핸드폰 화면을 발톱으로 긁기 시작하는 거야.
뉴캐슬 선수 사진이 나올 때만 유독 그러길래 "혹시나" 하고 뉴캐슬로 갈아탔거든.
결과?
뉴캐슬 2-0 완승이야 ㅅㅂ 그 이후로 본격적으로 까미 관찰 모드 돌입했지.
몇 주간 데이터 쌓다보니까 나름의 시그널이 있더라고.
TV나 핸드폰 화면에서 특정 팀 나올 때 골골송 부르면 그 팀 승률 90%.
그리고 경기 시작 몇 시간 전에 갑자기 스트레칭하면서 기지개 켜면 스코어 차이 2점 이상 날 확률 높음.
제일 신기한 건 캣타워 꼭대기 올라가서 아래 내려다보는 날엔 무조건 역전승 나온다는 점.
지난주 토트넘 vs 애스턴 빌라 경기가 완전 레전드였어.
경기 시작 1시간 전쯤 까미가 갑자기 집안을 뛰어다니면서 난리도 아니었거든.
평소 움직이는 것도 싫어하는 녀석이 벽 타고 올라가고 소파에서 점프하고 완전 서커스.
"오늘 뭔 일 있나?" 했더니 진짜로 4골 나오는 초박빙 명경기 터졌어.
지금까지 집계해보니까 총 39경기 예측해서 33경기 맞춤.
84.6% 적중률인데, 이거 실화냐?
주변 축구 좋아하는 형들한테 얘기했더니 "고양이가 뭘 안다고" 하면서 웃어넘기더라고.
그런데 지금은 상황 완전 바뀜.
단톡방에서 "까미 오늘 어떻게 보냐?" 이런 메시지 폭탄맞고 있어 ㅋㅋㅋㅋ 재밌는 건 까미는 딱 프리미어리그에만 반응한다는 거야.
분데스리가나 세리에A 틀어놔도 코빼기도 안 비춤.
그냥 평상시처럼 침대에서 뻗어있기만 함.
어제는 실험 삼아 간식 두 개 놓고 "까미야, 브렌트포드면 참치, 맨유면 연어!" 했더니 바로 연어 쪽으로 달려감.
경기 결과는?
맨유 2-1 승리 ㅋㅋㅋㅋ 이제 우리 아파트에서 까미가 완전 유명인사 됐어.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이웃들이 "오늘 축구 어떻게 보세요?" 물어봄.
까미는 그런 관심 받는 거 싫어해서 숨어버리지만 ㅋㅋ 진심으로 궁금한데, 동물한테 이런 예지력 같은 게 정말 있는 걸까?
아니면 내가 확증편향에 빠진 건가?
다른 분들도 반려동물한테서 신기한 경험 해본 적 있으면 좀 알려줘!
지금 까미는 창가에서 해바라기 중인데, 이번 주말 빅매치들 벌써 설렘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