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덕후에서 현실 도피충까지 - 내 20대가 증발한 리얼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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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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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 진짜 민망한 썰 하나 풀어볼게요.
제목 보고 들어오셨으면 대충 눈치채셨겠지만, 저 완전 망한 케이스거든요 ㅋㅋㅋ 웃긴 건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제가 '의식 있는 대학생'이었다는 거예요.
스터디 모임 열심히 참여하고, 인턴십 준비하고, 미래에 대한 계획도 세우고...
주변에서 "너 참 성실하다"는 소리 많이 들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인생이란 게 한순간에 틀어질 수 있더라고요.
시발점은 정말 사소했어요.
과 선배가 "야 이거 좀 봐봐, 진짜 힐링된다"면서 추천해준 게임 하나였거든요.
그때 "아니에요, 저 게임 잘 안 해요"라고 정중히 거절했더라면...
지금 이런 자괴감에 빠져있지는 않았을 텐데요 ㅠ 처음엔 진짜 가볍게 시작했어요.
"아 스트레스 좀 풀어야겠다" 하면서 하루에 30분 정도?
그런데 이게 점점 늘어나는 거예요.
수업 끝나고 "조금만 하고 과제하자" → 어?
벌써 밤 10시?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한 판만 더" → 새벽 3시...
이런 식으로 말이에요.
정말 무서운 건 자각 증상이 없었다는 거예요.
"나는 아직 괜찮아, 언제든 끊을 수 있어"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돌이켜보니까 이미 그때부터 일상이 개판이 되어가고 있었어요.
강의실에서도 계속 폰 들여다보고, 친구들과 얘기할 때도 심드렁하고...
가족들이랑 통화할 때도 "응응" 하면서 대충대충 넘어가고.
진짜 충격받았던 게 언제냐면요, 좋아하던 후배가 먼저 연락 와서 "선배 요즘 만날까요?" 했는데 제 첫 반응이 "어 근데 오늘 길드전인데..."였어요 ㅋㅋㅋㅋ 미친 거 아니에요?
진심으로요.
친구들도 하나둘씩 연락이 줄어들기 시작했고요.
"쟤랑 있어봤자 재미없어" "맨날 딴생각만 해" 뒤에서 이런 말 나오는 거 다 알면서도 못 고쳤어요.
알바도 개판으로 해서 사장님한테 "집중 좀 해달라"는 소리 들었고, 학점은...
솔직히 부모님한테 성적표 보여드리기 창피한 수준이에요.
결정타는 지난달이었는데요.
정말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만나기로 했거든요?
근데 제가 계속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고 있으니까 친구 하나가 "야 너 게임중독 아니냐?"고 대놓고 물어보더라고요.
그 순간 진짜 뒤통수 맞은 기분이었어요.
"아니야, 그냥 습관적으로..." 하고 변명했는데 스스로도 설득력 없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집에 와서 혼자 생각해봤는데, 진짜 심각했어요.
게임 안 하는 시간에도 계속 게임 생각하고 있고, 현실에서 뭔가 안 좋은 일 있으면 바로 게임으로 도피하고...
완전 전형적인 중독자 패턴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용기 내서 앱 삭제했는데, 와...
진짜 힘드네요.
지금 3주째인데 아직도 무의식중에 그 앱 아이콘 찾고 있어요 ㅋㅋ 밤에 잠도 잘 안 오고,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이제서야 깨달았어요.
제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날려버렸는지, 얼마나 많은 기회를 놓쳤는지...
지금 천천히 일상 되찾아가려고 노력 중인데 혹시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들 계시면 조언 좀 해주세요 ㅜㅜ 그리고 아직 안 빠진 분들은 진짜 조심하세요.
"나는 절대 저렇게 안 돼" 하고 생각하시겠지만...
저도 그랬거든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