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도가 카지노에서 만난 신기한 아줌마 이야기 (feat. 내 자존심 박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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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신주윤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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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전자공학과를 나와서 현재 IT회사에서 데이터 분석 업무를 하고 있는 회사원입니다.
업무 특성상 평소에 통계와 확률 계산을 달고 살거든요.
빅데이터 분석하고 알고리즘 짜는 게 제 일상이니까, 숫자 앞에서는 꽤 자신감이 있는 편이었어요.
특히 확률론 같은 건 대학원 때도 깊게 파봤고, "세상 모든 일에는 패턴이 있다"는 게 제 신념이었죠.
그런데 며칠 전에 정말 어이없는 일을 겪어서 이렇게 글 올려봅니다 ㅋㅋㅋ 회사 동료들과 워크샵 차 강원랜드 근처에 갔다가, "그냥 구경만 하자"는 말에 혹해서 카지노에 발을 들여놓게 됐어요.
평소 도박은 관심도 없었지만, 막상 들어가니까 오기가 생기더라구요.
"이거 결국 확률 게임 아닌가?
내가 매일 다루는 거잖아." 이런 생각으로 바카라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머릿속으로는 벌써 뱅커와 플레이어의 승률, 타이 베팅의 하우스 엣지 등등을 계산하고 있었어요.
"뱅커가 통계적으로 유리하니까 여기에 집중하고, 패턴 분석해서 베팅 타이밍 조절하면 되겠네!" 완전 과학적으로 접근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제 건너편에 앉아계신 50대쯤 되어 보이는 아줌마가 진짜 신기한 방식으로 게임을 하고 계시는 거예요.
"오늘 딸이 용돈 달라고 했으니까 플레이어!" "아까 주차장에서 검은 차 많이 봐서 뱅커로 갈게요!" 이런 식으로 완전 랜덤하게 베팅하시는데...
제가 데이터 기반으로 신중하게 분석해서 베팅하는 동안, 그분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베팅하면서 연승을 이어가시는 거예요!
정말 황당했어요.
제 논리적 접근은 계속 빗나가고, 그분의 직감 베팅은 신기하게도 적중률이 엄청 높았거든요.
중간에 그분이 잠깐 자리 비우시면서 "얘들아, 엄마 없는 사이에 말썽 부리지 말아라" 하고 카드들한테 말을 거시는 것도 봤어요 ㅋㅋㅋ 그리고 돌아와서는 또 연승 모드 돌입...
3시간 뒤 최종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저는 준비해간 돈을 거의 잃었고, 그 아줌마는 시작할 때보다 4배 가까이 불려서 일어나시더라구요.
마지막에 인사드릴 때 여쭤봤어요.
"어떻게 그렇게 잘 맞추세요?" "그냥 느낌이야~ 너무 머리 쓰면 안 좋아.
카드들이 스트레스받는다구!" 이 말을 듣고 정말 많은 걸 생각하게 됐어요.
물론 장기적으로 보면 하우스 엣지 때문에 카지노가 유리한 건 맞아요.
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서는 정말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너무 많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데이터와 논리만 믿고 살던 제가, 때로는 직감이나 순간의 느낌도 무시할 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네요.
혹시 저처럼 모든 걸 분석하고 계산해서 살아가시는 분들 있으시다면...
가끔은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아, 물론 도박은 적당히 하시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