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속 마약, 나는 어떻게 디지털 좀비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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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민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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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제가 완전히 바닥을 쳤었어요.
지금은 많이 회복되었지만...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등골이 서늘해집니다.
2년 전 저는 꽤 괜찮은 대학생이었어요.
학점도 나쁘지 않고, 여자친구도 있고, 미래에 대한 계획도 어느 정도 있었거든요.
부모님은 "우리 아이가 이렇게 성실하다니"라며 주변에 자랑하고 다니셨죠.
근데 인생이란 게 참...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더라구요.
시발점은 정말 사소했어요.
선배가 "이거 진짜 재밌다, 스트레스 풀린다"면서 추천해준 게임 하나.
"에이, 나한테는 별로일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면서도 호기심에 깔아봤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그냥 무시했어야 했는데...
진짜 후회막심이에요.
처음에는 정말 가볍게 시작했어요.
"하루 30분만", "과제 다 하고 보상으로 1시간만" 이런 식으로 나름 규칙을 정해놨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시간 감각이 완전히 마비되기 시작했어요.
"잠깐만 더"라고 하면서 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 3시...
"내일 오전 수업 있는데 이번 한 번만"이라고 하면서 결국 밤샘.
이게 일상이 되어버렸죠.
제일 무서웠던 건 제가 이상해지고 있다는걸 전혀 못 느꼈다는 거예요.
"나는 조절 잘해, 필요하면 언제든 끊을 수 있어" 이런 자만심에 빠져있었던 거죠.
하지만 주변에서는 이미 다 눈치채고 있었어요.
수업시간에 졸거나 딴생각하고, 친구들과 있어도 흥미를 못 느끼고...
가족들과 대화할 때도 "응, 그래, 알겠어" 이런 식으로 대충 넘기고.
진짜 충격받았던 순간이 있는데요.
평소에 좋아하던 과 동기가 "선배, 이번 주말에 같이 영화 볼래요?"라고 먼저 제안했어요.
그런데 제가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아, 그날 길드전이 있어서..." 미친 거 아닙니까?
진짜로요.
사람들도 점점 저를 이상하게 보기 시작했어요.
"쟤 요즘 완전 딴 세상 사람 같아" "같이 있어도 혼자 노는 느낌" 이런 말들이 귀에 들려왔지만 고치질 못했어요.
알바에서도 "집중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피드백 받았고, 성적은...
말 안 해도 아시겠죠?
부모님한테 성적표 보여드리기가 민망할 정도였으니까요.
완전히 정신 차리게 된 계기는 한 달 전이었어요.
고등학교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났는데, 제가 계속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고 있으니까 한 친구가 "야, 너 혹시 게임중독 아니야?
진짜 심각해 보인다"라고 직격탄을 날리더라구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가슴이 철렁했어요.
"아니야, 그냥 심심해서 하는 거야"라고 변명했지만, 저도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집에 와서 거울을 보니까 진짜 심각한 상태더라구요.
게임 안 하는 시간에도 머릿속은 온통 게임 생각뿐이고, 현실에서 조금만 스트레스받으면 바로 핸드폰부터 찾고...
완전한 도피수단이 되어버린 거였죠.
그래서 용기내서 앱을 모조리 삭제했는데, 와...
진짜 금단증상이 장난 아니더라구요.
지금 한 달 째인데 아직도 무의식중에 그 자리를 눌러보고 있어요 ㅠㅠ 잠도 제대로 안 오고, 남는 시간을 뭘로 채워야 할지 모르겠고...
이제서야 깨달았어요.
얼마나 많은 소중한 순간들을 놓쳤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는지...
지금 서서히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는데, 혹시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들 계시면 조언 좀 해주세요 ㅜㅜ 그리고 아직 괜찮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진짜 조심하세요.
"나는 절대 저렇게까지 안 돼"라고 생각하실 텐데, 저도 똑같이 생각했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