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고양이가 프로 배터 스카우터가 된 건 아닌지 의심됩니다
작성자 정보
-
스칼렛
작성
- 작성일
본문

여러분 혹시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이 갑자기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한 적 있으신가요?
저희 집 페르시안 고양이 '미르'가 최근 들어서 정말 이상한 행동을 보이고 있거든요.
원래 미르는 전형적인 도도한 고양이였어요.
하루 종일 창가에서 낮잠 자고, 캣타워 꼭대기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여왕님 코스프레나 하던 애였죠.
그런데 지난 달부터 뭔가 달라졌어요.
제가 거실에서 프로야구 시청하고 있으면 어디선가 슬금슬금 나타나더니 소파 팔걸이에 앉아서 화면을 응시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냥 TV 불빛에 관심 있나 보다 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특정 선수들한테만 반응을 보이더라구요.
어떤 타자가 등장하면 갑자기 꼬리가 팽팽해지면서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그 선수가 공을 치는 순간 "야옹" 하고 한 번 울어요.
신기해서 계속 지켜봤더니...
미르가 반응한 선수들이 죄다 좋은 결과를 내는 거예요.
안타든 홈런이든 뭔가 의미있는 플레이를 하더라구요.
설마 했는데 3주 동안 기록해보니까 정확도가 거의 90%에 육박했어요.
친구들한테 얘기하니까 "고양이가 야구를 뭘 알겠어ㅋㅋ 우연의 일치지" 라면서 코웃음 치더라구요.
그래서 지난주 플레이오프 때 제대로 테스트해보기로 했습니다.
경기 시작 전에 미르 앞에 참치캔을 놓고 "오늘 누가 활약할 것 같니?" 하고 물어봤어요.
(네, 저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고 5회초쯤 되니까 미르가 갑자기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TV 바로 앞으로 가서 앞발로 화면을 톡톡 건드리는 거예요.
마침 대타가 들어서는 타이밍이었는데, 급하게 가족 단톡방에 올렸죠.
"미르 픽: 저 선수 뭔가 터질 예정" 그리고 정말로...
그 대타가 역전 투런홈런을 때려버렸습니다!
가족들이 "미르야 로또번호도 좀 찍어봐" 하면서 완전 난리가 났어요ㅋㅋㅋ 이제 경기 있는 날이면 미르 전용 방석을 TV 앞에 깔아두고, 고급 사료까지 준비해놓고 있습니다.
정작 미르는 야구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털 그루밍하러 가버리지만요...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 건지 정말 궁금해 미치겠어요.
혹시 미르한테 야구해설 아르바이트라도 시켜볼까 생각 중입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