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삼색이가 EPL 승부사로 각성한 썰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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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라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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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원래 축구라고 하면 월드컵 때만 대충 보는 정도였거든요.
EPL이 뭔지도 몰랐고, 토트넘 손흥민 정도만 알고 있던 완전 문외한이었어요.
그런데 6개월 전에 길에서 주워온 삼색이 '보미' 덕분에 축구 덕후가 될 줄이야...
보미는 처음에 정말 얌전한 고양이였어요.
하루 종일 침대 밑에만 숨어있고, 밤에만 슬금슬금 나와서 밥 먹는 그런 아이였죠.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작년 프리미어리그 시작될 때쯤이었나?
TV에서 축구 중계가 나오기만 하면 갑자기 활발해지는 거예요.
평소엔 TV 볼륨 조금만 높여도 도망가던 애가 축구 경기만 나오면 소파에 올라와서 집중해서 보더라고요.
진짜 이상한 건 경기 결과를 미리 아는 것 같다는 점이었어요.
홈팀이 이기는 경기 때는 항상 소파 왼쪽 끝에 자리잡고요.
어웨이팀 승리할 때는 오른쪽 모서리로 이동해버려요.
비기는 경기엔 소파 정중앙에 동그랗게 말아서 자버립니다.
"에이, 그냥 우연이겠지" 했는데 몇 주 지켜보니까 진짜 패턴이 있더라고요?
지금까지 집계해보니 총 52경기 중에 46경기 적중했어요.
88% 적중률이라니...
이거 진짜 장난 아니에요.
제일 소름돋았던 건 아스날 vs 맨시티 빅매치 때였는데요.
경기 시작 몇 시간 전부터 보미가 계속 창문 앞에서 울어대는 거예요.
평소엔 조용하던 애가 계속 "야옹야옹" 거리길래 뭔 일인가 했더니, 정말로 드라마틱한 역전승이 나왔어요.
그때부터 "우리 보미 진짜 뭔가 있는 거 아냐?"하고 본격적으로 관찰하기 시작했죠.
재밌는 건 오직 EPL에만 반응한다는 거예요.
분데스리가나 세리에A 틀어놔도 완전 관심 없어해요.
마치 영국 태생인 것처럼 프리미어리그만 딱 알아보는 게 신기해요.
이제는 주변 사람들이 다 알아서 "보미 픽 뭐야?"하고 물어봐요.
처음엔 "고양이가 축구를 안다고?"하며 비웃던 친구들도 지금은 진지하게 묻거든요 ㅋㅋ 며칠 전에는 재미삼아 클럽 엠블럼 세 개 출력해서 바닥에 깔고 간식을 올려봤어요.
보미가 고른 팀이 정말 승리하는 걸 보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동네 편의점 사장님도 이제 "보미가 이번 주는 어떻게 봐?"하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물어보세요.
지금 보미는 TV 앞에서 뭔가 진지하게 생각에 잠겨 있는데, 이번 라운드는 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정말 기대돼요.
혹시 여러분도 이런 신통한 반려동물 경험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