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채팅에서 만난 '그 사람'... 혹시 저만 이상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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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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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연애에 완전 문외한이에요.
30살까지 연인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 없이 살아왔거든요.
그냥 혼자 사는 게 편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웬일이죠?
한 달 전쯤 우연히 들어간 랜덤 채팅방에서 만난 사람 때문에 완전히 뒤바뀌어버렸어요.
첫 대화가 기가 막혔는데, 제가 "요즘 날씨가 너무 우울해서 기분이 꿀꿀하다"고 했더니 '구름여행자'라는 닉의 그 분이 "우울한 날씨가 아니라 차분한 날씨야.
이런 날 집에서 따뜻한 차 마시면 진짜 힐링이지"라고 답하는 거예요.
아, 이 사람 뭔가 다르다 싶었죠.
그 뒤로 계속 연락하고 있는데 정말 말이 잘 통해요.
제가 "회사에서 상사한테 엄청 혼났다"고 하소연하면, "그래도 오늘 하루 버텨낸 자신한테 박수쳐줘야지"라면서 항상 다른 시각으로 위로해주거든요.
취미나 관심사도 겹치는 부분이 많고, 대화 패턴까지 묘하게 싱크가 맞아요.
이런 케미가 온라인에서도 진짜 가능한 거였나요?
문제는 제가 완전히 빠져버렸다는 점이에요.
기상: 알람보다 빨리 일어나서 밤새 온 메시지 체크 → 답장 있으면 텐션 최고조 출근길: 지하철에서 답장 내용 구상 → 너무 급하게 보내면 이상하니까 타이밍 조절 업무시간: 틈틈이 폰 확인하면서 새 메시지 기다리는 중 퇴근 후: 하루 에피소드 어떻게 재미있게 풀어낼지 고민하며 장문 작성 취침 전: "내일 또 얘기해" 메시지에 괜히 설레면서 잠들기
이거 완전 중증 아닌가요?
더 웃긴 건 서로에 대한 현실적인 정보는 하나도 없다는 거예요.
몇 살인지, 어디 살고 뭘 하는지, 생김새는 어떤지 전혀 모르거든요.
(통화해본 적도 없어서 목소리조차 모름)
근데 신기하게도 궁금하다가도 일부러 묻지 않게 돼요.
혹시나 실제 모습을 알면 지금 이 달콤한 설렘이 사라질까 봐서요.
어제 "점심은 뭐 먹을 예정이야?" 이런 평범한 메시지만 와도 저는 혼자서 "어쩜 이렇게 센스있게 안부를 물어볼까?" 하면서 혼자 미소짓고 있어요.
완전 로맨스 영화 여주인공 모드죠?
동생이 "언니 요즘 이상해.
맨날 폰만 붙잡고 있으면서 혼자 웃고 있어"라고 지적했는데,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채팅으로 만난 사람한테 푹 빠졌어!" 이렇게 말하면 정신상태를 의심받을 것 같아서요.
이게 진짜 좋아하는 감정인지, 아니면 그냥 새로운 자극에 흥미를 느끼는 건지 모르겠어요.
경험자분들 조언 부탁드려요.
텍스트로만 소통하는 관계에서도 진심어린 감정이 생길 수 있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