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님 한 마디에 저도 모르게 사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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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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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제가 얼마나 막 살았는지 아세요?
스킨케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어요.
세안은 바디워시로 대충 문지르고 끝이었고, 로션이 뭔지도 몰랐거든요.
"건성이니까 괜찮아" 이러면서 말이죠.
옷도 입던 거 계속 입고, 헤어스타일은 자연건조가 다였어요.
거울 보는 것도 하루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했고요.
"꾸미는 건 허영이야, 나는 실속파야" 이런 마인드로 20대를 보냈죠.
그런데 회사 워크샵 날이었는데 급하게 나오느라 더 성의 없이 나왔나 봐요.
택시 타고 가는데 기사님이 백미러로 저를 보시더니 갑자기 하시는 말이...
"아가씨, 편의점 잠깐 들렀다 가실래요?" 네?
왜요?
했더니 "얼굴이 너무 건조해 보여서...
로션이라도 하나 바르시는 게..." 아니 진짜 이게 뭔 상황인가 싶었는데, 기사님이 너무 진지하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제가 딸이 있어서 아는데, 요즘 같은 날씨에 그렇게 나다니면 피부 망가져요." 얼굴이 화끈거리긴 했는데 뭔가 고마운 마음도 들어서 편의점에서 내렸어요.
거기서 가장 저렴한 올인원 젤 하나 사서 화장실에서 발라봤는데...
헉?
이게 뭐지 싶을 정도로 당기던 느낌이 사라지더라고요.
그것도 몇 분 만에요.
워크샵 가서도 계속 얼굴 만져보고, 동료들한테 "너 오늘 뭔가 다르다" 소리도 들었어요.
그날 이후로 스킨케어에 눈을 뜨기 시작했죠.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찾아보고, 드럭스토어도 기웃거리고...
몇 달 지나니까 정말 사람이 바뀌었다는 소리를 들어요.
지금도 그 기사님 생각하면 감사해요.
누군가의 무심한 모습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따뜻하게 챙겨주시다니.
덕분에 저도 이제 제대로 된 얼굴로 돌아다닙니다ㅋㅋ 세상에는 정말 천사 같은 분들이 있나 봐요.